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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Oct 21.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가을 이래서 좋다

가는 허리에 손이 참 많다. 조용해지는 그이들 침묵하는 그대들을 위해 약손처럼 보듬어 주려고.

아버지 수염처럼 잔뜩 달라붙었으니 날 보러 오렴. 이 가시 속엔 가을 색이 도드라지게 여뭄하고 있지. 만나러 오면 쫙쫙 입 벌려 줄게.

옹기종기 소국이 헤벌레 큰 웃음을 준다.

바람 가늘 때 볕 좋으니 말려줘. 차 내려 마시자.

주저리 조잘조잘 잘잘은 얘기도 엮어보자.

풍성한 가을을 내어줌 - 보기만 해도 참 예쁘지. 내 손으로 다 촬영하는데 손이 부끄럼을 탔다.

익어가는 계절은 휘청휘청 술 거나게 든 이웃사촌처럼 주머니 것을 쉽게 내주려 해서 무안하게 하거든. 쑥스럽게 말야.

혼자 보기 아깝걸랑 소중한 내 주변이나 가족관계(반려견 포함)와 같이 걸음 하면 발길 닿을 때마다 색색의 향이 묻어날 거다.


아 ~~ 가을은 갈색추억을 잔뜩 주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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