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영업자입니다
모든 자영업자가 그렇듯 나도 부푼 꿈을 안고 창업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초심자에게 행운은 결단코 찾아오지 않았다. 반짝 스쳐 가는 개업발은 있을 수 있어도, 그것이 오래가지 않음을 나는 몸소 겪어야 했다.
열쇠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하루 평균 매출은 20만 원 남짓이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그보다 한참 못 미쳐 겨우 3~4만 원, 월세 80만 원과 식대, 그리고 매장 유지비를 빼고 나면 실질적 순이익은 없었다. 두 달, 세 달이 지나며 내 몸은 이상 신호를 보냈다. 배가 잦아 아파서 결국 응급실을 네 번이나 다녀왔다. 위경련과 장꼬임, 극심한 스트레스가 만든 상처였다. 그 시절 내 하루 매출은 고작 6천 원이었다.
나아질 기미는 없었다. 도매업은 물건을 파는 일뿐이라고들 하지만, 초보인 내겐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고객들에게 나는 여전히 ‘초보’였다. 열쇠업이라는 특성상 고객이 원하는 건 단지 물건 그 이상, ‘안전’에 대한 신뢰였다. 하지만 나는 손님이 원할 때 여러 물건을 보여줄 뿐, 선택은 오롯이 그들의 몫이었다. 나는 그저 눈치를 보며 손님이 떠나기를 기다렸다. 그런 나의 모습은 결국 손님들이 빈손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내 주요 고객은 같은 업계의 사장님들이었지만, 그들도 나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당시 수지에는 도매상이 없어 내가 첫 도매상이었지만, 그들은 나를 불편한 존재로 여겼다. 그리고 차로 다니며 거래하던 기존 도매상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불편함은 명확했다. 각자 자신만의 미끼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거래처를 확보해 왔는데, 갑자기 내 매장이 그 자리에 생기면서 가격이 그대로 드러나 버렸다. 게다가 나는 매주 한 번만 방문하는 그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야 했다. 그 결과, 그들의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나는 불청객이 되어버렸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은 결국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진다는 걸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몇 년 전에 유행했던 ‘I’M 실뢰예요’라는 말이 여전히 내게는 쉽지 않다. 23년을 자영업자로 살아왔지만, 내 신뢰도는 어쩌면 50%도 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길은 험난하고, 그 신뢰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나 자신에게 아직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