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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nthia Jan 27. 2019

저녁수영

힘들어

저녁수영을 갔다.
최근 외근 등으로 인해 수영을 며칠 못 갔더니 몸이 찌뿌둥하다. 이게 아예 1년 내내 운동을 안 할 때는 몰랐는데 하다가 안하니까 확 느껴진다. 그래서 정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운동을 아예 안했던 지난 1년 내내 이런 몸상태 세팅으로 살았다는 건데,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안 할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아침 수영을 못가는 날은 저녁수영이라도 가려고 노력 중이다.
저녁에 가면 사람이 아침보다 더 많다. 그래서 한 레인에 5명씩 쓰고 내가 하고싶은 만큼 팍팍 할 수는 없어서 조금 답답하다. 반면에 50미터 풀에 가면 유저들의 평균 실력이 급 상승되어서 뒷사람이 답답해하지는 않을 정도로 치고 나가려면 꽤 힘들다. 그런데 막상 25미터 풀로 다시 돌아오면 생각보다 느린 사람들도 많고 너무 빨리 끝나는 느낌이라 갑갑한 마음이 든다. 이게 참 딜레마다.
아예 저녁식사 하고 추가로 일을 좀 더 하고 저녁 늦게 가는 솔루션도 있다. 너무 늦게 가면 몸이 피곤해서 힘들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좋은? 면도 없지 않아 있다. 한번은 9시에 가봤는데 널널해서 너무 좋았다(마감이 10시). 8시까지는 강습이 있어서 강습반이 쓰는 레인이 반정도 되어 자유수영 레인에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 씻고 나오면 10시인데 그러면 집에 가서 푹 잘 수 있는 점 또한 좋다. 그리고 이후 일정이 없으니까 하고싶은 만큼 팍팍 하고 씻는 것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아침에 하면 아무리 자율출퇴근이라 해도 부서 내부적으로 암묵적으로 정해진 데드라인이 있으니 서두를 수 밖에 없다. 탕에도 못들어 가고, 수영 자체도 30분 넘게 할수가 없다. 수영은 운동 자체는 좋은데 아무리 머리를 자르고 올인원클렌저를 써도 전후로 씻어야 하는게 너무너무 귀찮긴 하다.
그래서 저녁수영을 하고 나니 역설적으로 아침에 더 열심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그래도 아침에 수영하는 것이 시간 자체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니. 저녁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도서관을 가거나 모임을 참석하는 등 다른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수영을 하기에는 저녁에 약속이나 모임이 생길 수도 있고, 돌발적인 추가 근무가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일이기에 마음을 푹 놓을 수는 없다. 막상 오늘 저녁에 운동 가려고 맘먹었는데 못가게 되면 맘이 좋진 않다.
어쨌든, 아침이든 저녁이든 각기 장단점이 있으니 상황에 그때그때 할 수 있을 때 수영을 열심히 해야겠다. 수영을 하면 몸도 가뿐해지고 운동을 했다는 뿌듯함도 있고 기분도 상쾌하고 하루를 더 보람차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니까 말이다. 몇년 전까지는 '운동한다고 몇 년 더 산다고, 그럼 그냥 운동 안하고 좀 덜살래' 이렇게 생각했는데 몇년을 더 살고 더 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운동을 안하면 몸이 망가지는 걸 더욱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어서 정말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건강하지 못하게 살다가 큰병나겠구나. 하는 걸 하루하루 체감하며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다.
헬스는 해보니 너무 재미가 없고,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어릴때부터 수영을 좋아했으니까 수영을 하자, 해서 별생각없이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평생 운동을 찾은 것 같다.
날이 궂든 궂지 않든, 해가뜨든 달이뜨든 눈이오든 비가오든, 폭염이 오든 강추위가 오든 언제나 할 수 있는 수영을 더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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