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돈은 모으기보다 쓰기 계획이 먼저다
―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모르면 모으는 것도 의미가 없다
1. 우리는 정말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가
[막연한 목표의 함정]
"결혼자금 5천만원", "내 집 마련 3억원", "노후자금 10억원". 기존 재무설계의 전형적인 목표들이다. 숫자로는 명확해 보이지만, 정작 그 목표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30세 직장인 A는 지난 5년간 "결혼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100만원씩 저축했다. 통장에는 6천만원이 모였다. 5년 전 A는 결혼식 비용은 2천만원 선에서 소규모로, 신혼여행도 300만원 정도로 계획했다. 그리고 신혼집은 서울 외곽 기준으로 전세 2억 5천만원 정도의 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전세자금대출 90%(2억 2천 5백만원)를 받고 자기자금 2천 5백만원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계산했다. 모든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는 전제 아래 총 5천 3백만원이라는 목표를 세워, 여유분까지 고려해 6천만원을 저축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5년 사이에 결혼식 비용은 (소규모로 해도) 3천만원으로, 신혼여행 비용은 500만원으로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신혼집이었다. 같은 지역의 비슷한 집이 전세 5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전세자금대출 70%(3억 5천만원)를 받아도 자기자금으로 1.5억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A가 모은 6천만원으로는 계획했던 것들을 모두 하기에 9천만원 이상 부족하게 되었다.
"5년 동안 이렇게 열심히 모았는데... 집값이 이렇게 오를 줄 누가 알았어?"
A는 절망했다. 자신이 5년 동안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더 절망적인 것은, 앞으로 몇 년을 더 모아도 집값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남의 꿈을 위한 저축]
더 심각한 경우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목표를 위해,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32세 직장인 B는 "해외 이민"을 위해 7년째 저축하고 있었다. 매달 120만원씩, 현재까지 1억원을 모았다. 7년 전 B는 캐나다 이민을 꿈꾸며 이민 비용과 정착 자금으로 총 1억 5천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민 수속비 2천만원, 정착 초기 생활비 5천만원, 여유 자금 8천만원 정도로 계산했다.
하지만 7년이 흐르는 동안 캐나다 이민 정책은 크게 까다로워졌고, 이민 수속비는 4천만원으로, 정착 비용은 현지 물가 상승으로 1억원 이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B가 7년 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는 여전히 5천만원 이상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B가 그제서야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내가 7년 동안 뭘 한 거지? 매일 도시락 싸가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줄이면서까지 모았는데... 나는 정말 캐나다에서 살고 싶은 걸까?"
이것이 기존 재무설계의 진짜 문제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목표를 설정하지만, 그 목표가 개인에게 진짜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2. 진짜 욕망과 가짜 욕망 구분하기
[사회적 욕망의 내재화]
우리는 종종 남들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한다.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성공한 삶의 모습, 주변 사람들의 선택, 부모님의 기대 등이 내재화되어 마치 내가 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29세 마케터 C의 경우를 보자. C는 "해외여행"을 위해 매년 500만원씩 저축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멋진 여행 사진들을 보며 "나도 저런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년 후 C는 모은 돈으로 유럽 한 달 여행을 떠났다. 유명한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렸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후 C는 예상과 다른 감정을 느꼈다.
"왜 이렇게 허무하지? 분명 꿈꾸던 여행이었는데..."
C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화려한 해외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시간 자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굳이 비싼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천천히 걸으며 생각할 시간, 좋은 책을 읽을 시간,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이 C에게는 더 소중했다.
C가 3년 동안 모은 돈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을 위한 것이었지, 정작 C 자신이 진짜 원하는 여유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진짜 욕망을 찾는 질문들]
그렇다면 어떻게 진짜 욕망과 가짜 욕망을 구분할 수 있을까? 머니 컴파스는 이런 질문들을 제안한다:
"만약 아무도 모른다면?"
내가 하는 이 선택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면, 여전히 하고 싶을까?
SNS에 올릴 수 없다면,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만약 돈이 무제한이라면?"
돈이 무제한이라면 정말 이것을 선택할까?
아니면 전혀 다른 것을 원할까?
"만약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면?"
앞으로 5년밖에 살 수 없다면, 이것에 시간을 쓸까?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왜 지금 하지 않을까?
34세 공무원 D는 이런 질문들을 통해 자신의 진짜 욕망을 발견했다. D는 10년 동안 "카페 창업"을 위해 저축해왔다. 하지만 막상 창업 자금이 모이자 주저하게 되었다.
위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D가 진짜 원하는 것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었다. 굳이 카페를 차리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그런 소통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D는 계획을 바꿨다. 창업 자금으로 모은 돈의 일부로 집 근처에 작은 북카페를 정기적으로 대관해서 독서 모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적은 리스크로, 자신이 진짜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3. 욕망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진짜 욕망을 찾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욕망을 다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28세 디자이너 E는 자신의 욕망들을 솔직하게 나열해봤다:
좋은 작업 도구들 (맥북 프로, 아이패드 프로, 카메라 등)
영감을 주는 경험들 (전시회, 공연, 워크숍)
건강한 생활 (헬스장, 좋은 음식, 정기 검진)
사람들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모임, 데이트)
안정적인 미래 (비상금, 노후 준비)
부모님 효도 (용돈, 여행 선물)
모두 의미 있는 욕망들이었다. 하지만 E의 현실적인 수입으로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었다. 선택이 필요했다.
E는 이 욕망들을 다시 분류해봤다:
A등급 (절대적 우선순위):
좋은 작업 도구 (직업과 직결)
건강한 생활 (모든 것의 기반)
최소한의 안정적 미래 (비상금)
B등급 (여유가 있을 때):
영감을 주는 경험들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부모님 효도
C등급 (돈이 남을 때만):
고급 취미용품
사치스러운 경험들
이렇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니 E는 훨씬 명확하게 돈을 쓸 수 있게 되었다. A등급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B등급은 상황에 따라 조절하고, C등급은 여유가 있을 때만 고려했다.
[시기별 욕망의 변화 고려하기]
욕망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나이, 상황,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욕망의 우선순위도 달라진다.
35세 직장인 F의 욕망 변화를 보자:
20대 후반 (27-29세): 1순위: 자기계발 (어학연수, 자격증) 2순위: 인간관계 (친구들과의 모임) 3순위: 경험 (여행, 새로운 활동)
30대 초반 (30-32세): 1순위: 안정성 (비상금, 결혼 준비) 2순위: 건강 (운동, 정기 검진) 3순위: 가족 (부모님 효도)
30대 중반 (33-35세): 1순위: 가족 (육아, 교육) 2순위: 미래 준비 (내 집 마련, 교육비) 3순위: 개인 시간 (취미, 휴식)
F는 3년마다 자신의 욕망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저축과 지출의 비중을 조정했다. 욕망이 바뀌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워나갔다.
만약 F가 20대 후반의 우선순위를 30대 중반까지 그대로 유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족이 생긴 상황에서도 여전히 어학연수와 해외여행에만 집중한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 되었을 것이다.
머니 컴파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고 수용한다. 변화하는 것을 실패로 보지 않고, 성장하고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4. 욕망을 구체화하는 기술
[막연한 꿈에서 구체적인 계획으로]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싶다". 이런 막연한 욕망들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꿔야 진짜 준비할 수 있다.
31세 회계사 G의 "좋은 집" 욕망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보자:
1단계: 막연한 욕망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2단계: 구체적 질문
좋은 집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집인가?
위치, 크기, 구조, 시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꼭 내 소유여야 하나, 아니면 전세도 괜찮나?
언제까지 그런 집에서 살고 싶나?
3단계: 구체적 욕망 "서울 아파트 84㎡, 지하철역 5분 거리, 남향, 고층, 전세 5억원 이내, 3년 이내"
4단계: 현실성 검토
현재 전세자금 대출: 3.5억원
필요한 추가 자금: 2억원
3년 동안 2억원 모으기: 월 550만원 저축 필요
현재 저축 가능 금액: 월 200만원
결론: 현실적으로 불가능
5단계: 욕망 재조정 "마포구에서 25분 거리, 지하철역 10분 거리, 70㎡, 전세 4억원 이내, 5년 이내"
필요한 추가 자금: 1억원
5년 동안 1억원 모으기: 월 170만원 저축 필요
현실성: 가능
이렇게 욕망을 구체화하고 현실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면, 막연한 꿈이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바뀐다.
[욕망의 가성비 계산하기]
모든 욕망이 똑같은 만족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주는 욕망이 있고, 큰 비용을 들여도 만족도가 낮은 욕망이 있다.
33세 프리랜서 H의 욕망별 가성비 분석:
높은 가성비:
좋은 작업 의자 (100만원, 매일 8시간 사용, 5년 사용 예상)
홈 카페 세팅 (50만원, 매일 커피 절약 + 만족감)
월 1회 마사지 (월 8만원, 스트레스 해소 + 건강)
보통 가성비:
해외여행 (연 300만원, 연 1회, 2주간 만족감)
고급 운동복 (50만원, 운동 동기부여 + 2년 사용)
낮은 가성비:
명품 가방 (200만원, 월 1-2회 사용, 과시욕 만족)
고급 음식점 (1회 20만원, 3시간 만족감)
H는 이런 분석을 통해 가성비가 높은 욕망부터 우선적으로 충족시키기로 했다. 같은 예산으로도 훨씬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다.
5. 욕망 지도로 전체 그림 그리기
[시각화를 통한 욕망 정리]
머니 컴파스의 핵심 도구 중 하나는 "욕망 지도"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시간축과 비용축에 배치해서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이다.
30세 교사 I의 욕망 지도:
이렇게 욕망들을 시각화하면 전체적인 우선순위와 실현 가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시기별로 필요한 자금을 미리 계산해서 준비할 수 있다.
I는 이 지도를 보고 깨달았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 (독서모임, 헬스장)부터 하자
1-3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에 집중하자
장기 목표들은 너무 부담스러우니 현실적으로 조정하자
[욕망의 연결성 파악하기]
욕망들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욕망을 추구하다 보면 다른 욕망도 자연스럽게 충족되거나, 반대로 상충되는 경우도 있다.
32세 마케터 J의 욕망 연결성 분석:
상호 보완적 욕망들:
건강한 생활 + 좋은 인간관계 =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
자기계발 + 부수입 창출 = 온라인 강의 제작
여행 + 어학 실력 향상 = 어학연수
상충하는 욕망들:
저축 증가 vs 현재 생활의 질
안정적인 직장 vs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족과의 시간 vs 개인적 성취
J는 이런 연결성을 파악한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욕망들을 묶어서 추구했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블로그에 써서 부수입도 창출했다.
머니노트: 나만의 욕망 지도 그리기
1단계: 욕망 브레인스토밍 지금 당장 생각나는 모든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아무런 제약 없이 적어보세요. (최소 20개)
2단계: 욕망을 시간축에 배치하기
즉시 실현 가능 (이번에 ~ 1년 이내):
중기 목표 (조만간에 ~ 1-5년):
장기 목표 (언젠가는 ~ 5년 이상):
3단계: 비용과 연결성 파악하기 각 욕망에 대해:
대략적인 비용은?
다른 욕망과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은?
작은 실험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이 당신만의 욕망 지도입니다. 이 지도를 바탕으로 어떤 욕망부터 실험해볼지 정해보세요.
6. 마무리: 욕망을 인정하는 용기
[욕망을 부정하면 계획도 실패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부정적으로 본다.
"돈을 쓰고 싶어하는 것은 나쁜 것", "욕망을 절제해야 성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욕망을 부정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욕망을 억누르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더 큰 충동소비로 이어짐
진짜 원하는 것을 모르니까 엉뚱한 곳에 돈을 씀
저축의 목적이 불분명해서 지속하기 어려움
돈을 모아도 쓸 용기가 없어서 의미가 없어짐
머니 컴파스는 욕망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욕망이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신 그 욕망들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다.
33세 공무원 M의 욕망 인정 과정:
1단계: 부정 "나는 물질적인 것에 관심 없어. 그냥 검소하게 살래." →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충동구매 반복
2단계: 인정 "나도 예쁜 옷 입고 싶고, 좋은 음식 먹고 싶고, 멋진 곳에 여행 가고 싶어." → 욕망 리스트 작성
3단계: 관리 각 욕망에 대해 우선순위와 예산 설정 → 계획적인 소비와 만족스러운 저축 병행
M은 욕망을 인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돈 관리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쓰기 계획이 곧 삶의 방향이다]
돈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계획하는 것과 같다.
3장. 돈은 모으기보다 쓰기 계획이 먼저다
― 급여만으로는 모든 욕망을 충족할 수 없는 시대, 3년 고개(죽지 않으려면, 3년마다 고개를 넘어야 하는 노인처럼)를 넘는 지혜가 필요하다
1. 우리는 급여만으로는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자: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서울 기준 30대 중반 직장인의 중위 연봉이 약 5천만원 수준이라고 가정하자(실제 국민연금 납입기준 및 통계청 중위소득을 반영한 수치). 세후 실수령은 약 3천 8백만원. 이 중 고정 지출(주거비, 교통비, 생활비, 각종 보험 등)을 제하면 연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금은 평균적으로 1천만원 내외가 현실적이다.
이 1천만원으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
32세 마케터 C의 욕망 리스트를 보자:
거주 해결 : 5천만원 (전세자금대출 90% 제외한 자기자금)
결혼 준비: 3천만원 (간소화해도)
부모님 효도: 연 3백만원씩 20년 = 6천만원
자기계발: 연 2백만원씩 10년 = 2천만원
여행과 취미: 연 3백만원씩 30년 = 9천만원
노후 준비: 3억원
자녀 교육비: 5천만원
총합 약 6억원. C가 꿈꾸는 욕망들을 모두 수치화해보면 최소 6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연 평균 1천만원씩 30년간 저축해도 총 3억원 수준이다. C가 원하는 삶을 실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가능한 범위는 전체 욕망의 50%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현실이다. 아무리 성실하게 일하고 절약해도, 급여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완전히 실현할 수 없다.
[과거의 공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 부모 세대에게는 이런 공식이 있었다.
"성실하게 일하고, 절약하고, 차근차근 모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식이 깨진 이유는 명확하다:
자산 : 가격 상승 속도 > 임금 상승 속도
물가 : 상승률 ≥ 금융상품 수익률
평균 : 수명 연장으로 필요 자금 증가
29세 직장인 D의 아버지는 1990년에 연봉 2천만원으로 아파트를 샀다. 당시 그 아파트 가격은 8천만원이었다. 연봉의 4배였다.
2024년, D의 연봉은 4천만원이다. 아버지가 산 그 아파트는 현재 8억원이다. D의 연봉의 20배가 되었다.
같은 아파트를 사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 5배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실하게 모으면 된다"는 조언은 현실성을 잃었다.
2. 3년 고개를 넘는 지혜: 욕망 해소와 기회 창출
[옛날 이야기 속 지혜]
3년 고개의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험한 고개가 하나 있었다. 사람들은 그 고개를 '3년 고개'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이 고개에서 넘어지면 3년밖에 못 산다는 전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노인이 매일 이 고개를 넘나들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고개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노인은 3년밖에 못 산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인 역시 절망에 빠져 매일 슬퍼하며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지혜로운 한 사람이 노인에게 말했다.
"어르신, 그렇게 슬퍼하지 마세요. 대신 매일 의도적으로 이 고개에서 넘어지세요. 그러면 넘어질 때마다 3년씩 더 사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매일 일부러 3년 고개에서 넘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넘어질 때마다 "오늘도 3년을 더 얻었다!"며 기뻐했다.
두려움이 희망으로 바뀌었고, 절망이 기쁨으로 변했다. 노인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관점의 전환이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지혜.
[현대적 해석: 욕망을 기회로 바꾸는 법]
급여만으로 모든 욕망을 충족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되, 그 욕망들을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0년전에는 '나'가 콘텐츠로 돈을 버는 시대가 올 줄 몰랐다. 우리 어렸을 때, 돈을 버는 것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일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아이들은 '유튜버'가 꿈이라고 한다. 무엇이 돈을 벌게 해줄 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지금 결정하는 새로운 직장과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모두에게 새로운 수입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돈을 벌 나를 준비시켜야 한다. 비록 우리에게 '돈'을 벌 기회가 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살아가는 시간을 내가 나를 성숙하게 하는 것에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이 불가능한 투자의 계획에 미래를 맡기는 것 보다 훨씬 낫다.
[매일 넘어지는 용기: 작은 실험들]
어떤 예를 써야할지 고민이다. 예를 드는 방법이 돈을 버는 방법이라는 것이 아니다. 당장 목적이 '돈'이 아니고, 내가 행복한 '생산적'인 무엇가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3년 고개를 넘는 지혜의 핵심은 "매일 의도적으로 넘어지기", 즉 작은 실험들을 지속하는 것이다.
33세 회계사 F의 3년 고개 넘기:
욕망: 경제적 자유
1년차 실험: 주식 투자 (매월 30만원)
결과: 손실 20%, 하지만 투자 공부하게 됨
학습: 개별 주식보다 ETF가 안전함을 체험, 투자가 쉽지 않다는 현실 깨달음
욕망: 전문성 향상
2년차 실험: 세무 관련 블로그 운영 시작
결과: 방문자 수는 늘었지만 수익은 거의 없음, 하지만 글쓰기 능력과 전문지식 정리 능력 향상
학습: 컨텐츠 제작의 어려움과 보람을 동시에 경험
욕망: 사람들에게 도움 되기
3년차 실험: 지인들 대상 무료 세무 상담
결과: 직접적인 수익은 없지만 상담 경험 축적과 인맥 확장
학습: 실무와 상담의 차이점, 소통 능력의 중요성 깨달음
F는 3년 동안 작은 실험들을 통해 급여 외의 큰 수입원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확장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들을 실제로 경험해보며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3. 욕망 해소가 먼저, 저축은 그 다음
[욕망을 억누르면 기회도 놓친다]
기존의 저축 우선주의는 이렇게 말한다: "욕망을 억제하고 절약해서 미래를 위해 모아라."
하지만 욕망을 무작정 억누르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없다. 욕망이야말로 우리를 새로운 시도로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28세 프로그래머 G의 변화 과정:
욕망 억제 시절 (1년간):
매달 100만원 저축 목표
모든 취미활동, 자기계발 포기
집에서만 지내며 돈 절약
결과: 돈은 모았지만 우울감 증가, 새로운 것 시도 안 함
욕망 해소 시절 (2년간):
저축 목표를 50만원으로 줄임
관심있던 게임 개발 스터디 참여 (월 10만원)
프로그래밍 강의 수강 (월 15만원)
토이 프로젝트들 제작하며 실험
결과: 저축은 줄었지만 스킬 향상과 네트워크 확장, 일에 대한 만족도 증가
G는 욕망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부수입보다는 본업에서의 성장을 이뤄냈다. 만약 계속 욕망을 억누르며 저축만 했다면, 이런 성장 기회는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전략적 욕망 해소: 실험을 통한 기회 창출]
그렇다고 무작정 욕망을 풀어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욕망을 기회로 바꾸는 연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욕망을 꼭 돈으로 연결하란 것이 아니다. 머리속의 준비가 다 되어야 무엇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가능성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매우 위험하고 심각하다. 부모의 세대처럼 꾸준히 모아서 내일을 준비할 수 없는 세대라는 점을 망각하면 안된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자아실현이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30세 마케터 H의 욕망 기반 실험:
욕망 1: 여행
기존 방식: 비싼 해외여행 (1회 300만원)
실험적 방식: 국내 여행 + 여행 기록 블로그 (1회 50만원)
결과: 여행 욕망 해소 + 글쓰기 능력 향상 + 새로운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 확장
욕망 2: 좋은 음식
기존 방식: 고급 레스토랑 (월 30만원)
실험적 방식: 요리 클래스 + 홈쿡 실험 (월 20만원)
결과: 음식 욕망 해소 + 요리 스킬과 건강한 식습관 + 집에 친구들 초대하는 즐거움
욕망 3: 새로운 경험
기존 방식: 비싼 취미활동들 (월 40만원)
실험적 방식: 무료/저렴한 원데이 클래스들 (월 10만원)
결과: 새로운 경험 +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 + 여러 커뮤니티와의 연결
H는 욕망을 해소하되,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했다. 결과적으로 지출은 줄었지만 만족도는 높아졌고, 무엇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4. 미래는 분배가 아니라 창조하는 것
[분배의 한계를 인정하자]
기존 재무설계의 근본 가정은 "현재 수입을 잘 분배하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정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35세 공무원 I의 현실적 계산:
현재 연봉: 5천만원
연간 저축 가능액: 1천만원
30년간 총 저축액: 3억원
30년 후 필요 금액 (물가상승 고려): 최소 8억원
부족액: 5억원
아무리 절약하고 투자해도 구조적으로 부족한 금액은 분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야 한다.
[창조적 접근: 욕망을 씨앗으로 활용하기]
머니 컴파스는 다른 접근을 제안한다.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씨앗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출발점으로 삼아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을 창조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짜 관심 있는 것을 진정성 있게 추구한 결과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매일 넘어지는 용기: 변화에 대한 준비]
3년 고개를 넘는 지혜는 결국 매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용기에 있다.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매일 넘어지기 (작은 실험들):
새로운 것 배우기
관심 분야 깊이 파기
사람들과 연결되기
자신의 경험 공유하기
작은 시도들을 기록하기
3년을 더 얻기 (변화에 대한 준비):
새로운 스킬 습득
네트워크 확장
예상치 못한 기회에 대한 감각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
자아 실현을 통한 삶의 만족도
5. 실전: 욕망 기반 기회 창출 계획
[욕망의 경로를 설계하는 법]
머니 컴파스의 핵심은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현명하게 활용하여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단계별 실행 방법:
1단계: 욕망 목록 작성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들 나열 (돈 걱정 없이)
각 욕망의 구체적 형태 정의
필요한 대략적 비용 계산
2단계: 실험 설계
각 욕망을 작은 규모로 실험하는 방법 고안
월 예산 한도 설정 (전체 수입의 10-20%)
실험 기간과 성과 측정 기준 설정
3단계: 기회 탐색
실험 과정에서 발견되는 가능성들 기록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피드백 수집
수익화 가능성 검토
4단계: 수입원 개발
검증된 가능성을 실제 수입원으로 발전
본업과의 시너지 효과 고려
점진적 확장 계획 수립
6. 마무리: 3년 고개를 넘는 머니 컴파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
우리는 급여만으로는 모든 욕망을 충족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현실을 부정하거나 욕망을 억누르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분배 → 창조
절약 → 실험
억제 → 활용
저축 → 투자 (자기 자신에 대한)
[욕망이 나침반이 되는 삶]
머니 컴파스에서 욕망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욕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작은 실험들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다.
좋은 욕망 활용의 특징:
구체적이다: 막연한 꿈이 아닌 실행 가능한 형태
실험적이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점진적 확장
개방적이다: 예상치 못한 기회에도 열려있음
지속적이다: 단발성이 아닌 꾸준한 시도
통합적이다: 여러 욕망들이 서로 시너지를 냄
저축으로 준비하는 삶과
소비로 가능성을 준비하는 삶 중
어떤 삶이 미래에 더 유리할까?
답은 명확하다.
리듬노트: 나의 3년 고개 넘기 계획 (한번에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불안이 들 때마다 작성해보자.)
앞서 소개한 3년 고개의 지혜를 기억하는가? 매일 의도적으로 넘어지면서 3년씩 더 얻어가는 노인의 이야기. 이제 당신만의 3년 고개 넘기를 계획해보자.
1단계: 욕망과 현실 대조하기
내가 정말 원하는 것들: (5가지 이상)
현재 수입으로 모두 가능한가? ( )
불가능하다면,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2단계: 실험 아이템 찾기
각 욕망에 대해:
작은 규모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는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있는가?
3단계: 3개월 실험 계획
이번 달 시작할 실험 1가지:
투입할 시간과 비용:
측정할 성과 지표:
실패해도 괜찮은 이유:
매일 작은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현대판 3년 고개 넘기다.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고, 욕망을 기회로 전환하는 머니 컴파스의 여정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