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 국내 수급의 어려움이 장기화된다
제주도 워케이션 마지막 날,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급하게 짐도 다 챙기지 못한 채 비행기에 올라 김포공항으로 이동했고,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4시간 넘는 시간 동안 500km 이상을 이동했다. 그렇게 삼일장을 무사히 치르고, 삼우제를 하루 앞둔 날 급히 병원을 찾았다.
삼일장 때문에 예정된 진료일에 가지 못해 약이 하루치 부족했지만, 아버지께 부탁해 콘서타 국내 수급 문제로 추가로 받았던 약을 챙겨주신 덕분에 매일 복용할 수 있었다.
오늘 예약해둔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진료 전 사전 질문지를 작성하면서, 최근 2주 동안 우울하지도, 죽고 싶지도 않고, '평범하게' 지낸 내 상태에 스스로 놀랐다.
진료가 시작되자, 동생과 2주간 붙어있었던 이야기를 말씀드렸다. 약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동생은 내가 소위 '지랄한다'고 자주 얘기했지만, 약을 먹고 난 후에는 "왜 요즘 지랄을 안 하냐"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가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우울하지도, 무기력하지도 않았지만, 수면 조절이 힘들었다. 콘서타 효과가 저녁 10시쯤 떨어지면 아이디어가 무수히 떠오르고, 일을 벌릴 생각만 가득 차서 늦게 자게 된다. 그렇게 자고 나면 충분히 많이 잤다고 생각해도 10시간, 12시간씩 자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괜찮지만, 복학 후에는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전처럼 우울하고 무기력해질까 봐 두렵다고 말씀드렸다.
의사 선생님은 문제의 핵심이 콘서타 효과가 떨어지는 밤 시간대에 있다고 보셨다. 그러나 45mg만 복용해도 들뜨는 조증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콘서타 용량을 늘릴 수는 없었다. 대신, 졸려서 복용을 중단했던 아토목세틴 캡슐 약을 다시 시도해보자고 제안하셨다.
또 다른 문제는 콘서타 국내 수급 상황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콘서타 공급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얀센 제약사가 우리나라의 약품 공급 우선순위를 2025년부터 낮췄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약가는 국가가 정해 기업이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는 구조라,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다음 진료 시 콘서타 이전에 사용되었던 ADHD 약을 새롭게 시도해보자고 하셨다.
현재 콘서타 36mg을 복용하며 수면 문제를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던 터라, 수면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새로운 약을 시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3월 복학 이후 학업, 일, 프로젝트의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해 1월과 2월 동안 약물 조정을 감수해보기로 했다. 더 나은 상태를 위해 잠시 고생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