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

개도국 개발협력 현장이야기 #22

by 라이프파인

가끔 오래된 일기를 꺼내 읽어보곤 합니다.

10여 년 전, 불투명하고 불확실했던 미래를 그래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한번 해보자’고 다짐했던 그때의 진심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서입니다.

비록 러프하게 끄적였던 글들이지만, 그 안에는 도전과 열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제가 가끔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10여 년 전, 저는 취업 준비에 몰두하며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신소재공학과라는 전공 아래, 마치 정해진 길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선배와 동기들이 가는 길이 정답인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한켠에는 항상 비영리 분야에 대한 동경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글을 썼습니다. “나는 비영리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라고요.

주변의 시선이나 현실적인 조건보다 제 마음의 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였던 순간이었습니다. 막연한 바람이었지만, 그 바람이 제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결국 저는 그 마음을 따라 이 길로 들어섰고,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여러 글을 씁니다. 오늘 느낀 일들, 다짐들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문득 생각해봅니다. 10년 뒤, 제가 이 글들을 다시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아마도 미소를 지으며, 그때의 저를 다정하게 토닥여주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때의 네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확신이 없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저를 이끌어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지금 이 글, 지금의 다짐과 고민은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이끌어갈까요? 미래의 저는 어떤 모습으로 이 글을 마주할까요? 아마도 또 다른 길목에서,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진심이 제 삶을 또 한 번 움직이게 할 거라는 믿음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한 줄의 글이 가진 힘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을 기록하는 이 순간들이 쌓여, 언젠가 또 다른 저에게 용기와 위로,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선물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10년 전 여러분은 어떤 생각과 다짐을 가지고 있으셨나요? 그 다짐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지 않았을까요?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고, 앞으로의 삶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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