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근 Sep 08. 2024

일곱 번째 생각정리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사람들은 모두 특별하거나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유명인사들도 그렇고 이는 나도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난 순간 누군가의 중요한 존재가 된다. 성장하면서 또 다른 사람의 중요한 존재가 되고,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는 생존과도 연관되어있지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좌절감은 사람을 좀먹게 된다.

 



 나 역시도 다른 누구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 자연적으로 부여받은 특별함이 아닌 내 스스로 일궈낸 특별한 존재를 원한다. 부모 자식과 형제간의 자연적으로 생성된 특별함이 아닌, 후천적으로 생기는 탄생 이후의 특별함. 나의 가족관계에 들어있지 않은 다른 누군가의 특별함을 원한다. 다른 누군가의 42번째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순위권에 들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가 정말 쉽지가 않다. 나를 첫번째로 놔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 모두를 특별하게 생각할 수 없으니 말이다.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내가 모두에게 특별했으면 누군가에게 특별했으면 좋겠지만, 누군가의 특별함과 특별한 존재의 자리는 무한할 수 없다. 모두에게 신경쓸 수 없고 모두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없다. 나 역시도 그렇다. 딱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내게 특별한 사람은 한정적으로 존재한다. 모두에게 신경쓸 수 있다면 그건 전지전능한 존재일 것이다.




 특별함이란 일종의 프리미엄과 같은 급나누기다. 모두가 특별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등하다는 것이고 모두가 평범하다는 것이다. 모두를 좋아한다는 것은 모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차이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평범함일 뿐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프리미엄을 얻기위해 노력한다. 그게 연예인이 될 수도 있고 좋아하는 누군가가 될 수도 있다. 차별적인 사랑,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 위해 그 사람의 프리미엄 티켓을 사고 싶어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티켓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고군분투 했다. 하지만 이제는 힘이 든다. 노력한다고 그 티켓을 얻을 수 있을까. 줄을 꽤 오랜 시간 섰음에도 나는 아직도 저 뒷자리다. 내게 차례가 오긴 할까. 먼저 티켓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결국엔 난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걸 멈춰버린다.



 

 나의 프리미엄을, 나의 특별함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래도 없는 듯하다. 어쩌면 내가 쉽게 주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이유가 뭐가 됐건 나의 매장에 줄을 서는 사람이 없기에 나는 내가 직접 가서 줄을 선다. 하지만 이젠 힘들다. 계속해서 서있기엔 너무 괴롭다. 내 앞으로 티켓을 가져다 줄 수는 없을까. 무리한 부탁이라면 미안하다. 하지만 이젠 지쳤다.

이전 07화 여섯 번째 생각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