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놀마드 노을 Oct 15. 2024

안정적인 직장과 안정된 삶을 찾아서


▪︎ 안정을 찾아 도착한 곳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안정성일 것이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업이라 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으나 공무원공부는 하기 싫어서 정년보장직장에 취직을 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직장에도 불안정성은 존재했다.

어디로 인사발령이 날지, 어떤 업무가 주어질지 알 수 없다.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수시로 생기며 갑자기 야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고도 업무실수로 징계를 받거나 벌금을 내는 직원들도 있다.

타인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일도 너무 많다.



 안정을 찾아 들어왔는데 어째 매일이 불안하다.

여기에서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 하나는 확실했다. 

안정적인 게 오히려 공포로 다가온다.


 - 이거, 안정적인 직장 맞아?






▪︎ 정해진건 없다


 퇴사를 하고 나서도 뜻대로 된 게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쉽지 않았고 투자실패까지 겹쳤다.

인생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건가, 어디에 와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다는 건 두려움을 의미했기에 무섭고 답답했다. 



 - 그런데 말이야, 과연 내가 안정적인 적이 있었나?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에 못 갈까 봐 전전긍긍했다.

대학교 때는 학점과 취직이 걱정이었다.

입사를 했더니 그만두고 싶어서 다시 어떤 걸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퇴사 이후엔 뭘 해 먹고사나라는 생각에 골이 딱딱 아프다.


 원하는 걸 손에 쥐었다는 안도감은 잠시였고 불안정함은 장기적으로 계속된다. 

내가 찾아 헤맨 안정이라는 것은 어떤 위치나 지위, 소속 따위에서 오는 게 아니었다.








 나는 인생이 확실하길 바랐다.

그러나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집에만 있다가 화장실에서 엎어질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인생의 불확실성이니까.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애초에 불확실하게 생겨먹은 삶에게 자꾸 확답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출변형처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불안정을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응용력이 없는 학생이었다.



 안정이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받아들일 때 찾아온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방어운전을 하며 보험을 잘 들어놓는 것은 내영역이며, 차가 뒤에서 들이받는 것까지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불확실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안정을 찾게 된다. 

내 탓이 아닌 게 많으니 오히려 다행이다.



 미래를 알 수 없어 불안한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불확실함 때문에 덜덜 떨고 있는 나를 잡아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어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었다.

지금의 내 모습은 평생이 아니며 앞으로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한 번 해볼 만하고 또 살아볼 만하다. 



삶의 불확실함은 너무 당연한 거야.
그리고 정말 다행인 거지. 알 수 없다는 게.





이런 불확실함 속에서 확실히 해둬야 하는 게 한 가지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