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의 질문 ㅣ 네 번째 시간 -2
상담이 시작되자마자 지난주에 있었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어떠한 목적도 없이 수다 떨 듯 이야기가 늘어지는 것을 상담사가 지적하며 물었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화들짝 놀라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담소야, 오빠한테 전화해서 나에게 전화하라고 좀 전해줘.”
“담소야, 큰언니한테 전화해서 나에게 전화하라고 좀 전해줘.”
“담소야, 내 남자 친구한테 전화해서 나에게 전화하라고 좀 전해줘.”
심리상담 중 상담사가 하는 질문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지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괴롭기 때문에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나는 괴롭지 않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힘들고 괴로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
또는 나는 내가 힘들고 괴롭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