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크릿 세이 Dec 16. 2023

괜찮으세요? 애쓰는 거 힘들어 보여요.

어려운 길이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ㅣ 네 번째 시간 - 3

tough times create strong men. 
힘든 삶은 '강한 사람'을 만들고
strong men create easy times.
강한 사람은 '쉬운 삶'을 만들며
easy times create weak men.
쉬운 삶은 '약한 사람'을 만들고
weak men create tough times.
약한 사람은 '힘든 삶'을 만든다.


상담사 : 담소님은 언니와 연결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시잖아요. 왜 그렇게 노력하세요? 저라면 아주 힘들 거 같거든요. 굳이 애써서 해결해야 할까요? 피할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도 있잖아요.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당신을 힘들게 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담소 : 힘들지 않냐고요? 음…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저는 애쓰고 노력하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쉽다는 말은 아니에요. 아무 때나 애쓰고 노력한다는 말도 아니고요. 제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한 애씀을 좋아해요.


제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예요. 저는 좋아하거나 원하는 것이 없었어요. 무언가 열정적으로 원하고 갈망하는 것이 없는 삶이었죠.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몰랐고요. 돈에 대한 욕심도 없고, 명품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 가고 싶은 욕망도 없었어요.


왜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삶에 대한 의미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꿈도 희망도 없었죠.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허무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잘 살아가는데, 나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어서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 나만 뒤처질까 봐. 나만 혼자 도태되고, 나만 이상한 사람일까 봐 두렵고 불안했어요. 


그 당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무엇이라도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사람들은 좋고 싫음이 명확해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거침없이 나아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 끌어당기기도 해요.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졌고 빛이 났어요.


심지어 좋아하는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열정도 부럽고,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부럽고, 춤을 좋아하는 사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먹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부러웠어요. 그런 사람 있잖아요. 먹기 위해 산다고 하는 사람, 먹기 위해 운동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부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알아요. 제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이유는 네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이것이 제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제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상담 목표가 ‘가족관계에 얽힌 감정을 해결해서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잖아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언니와 연결된 분노 감정이 자동반사적으로 튀어나와요.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동이죠. 제멋대로 움직이는 감정을 해결하고 싶어요.


저는 이미 충분하다 못해 질릴 정도로 피해 봤어요. 과거에 충분히 남을 비난해 봤고, 나의 행동이 옳음을 충분히 합리화하고 변명도 해봤어요. 충분할 만큼 피해 봤고, 충분할 만큼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려도 봤어요. 하지만 이 방법이 저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죠. 

어디를 가나 비슷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건 그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제 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 안에 상처가 있어서 그렇다고요. 사용했던 방법이 안 먹히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이제까지 수동적인 대처를 했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인 대처를 해보고 싶어요. 


피하거나 기다릴 수도 있지 않느냐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건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닌걸요. 저는 더 이상 피하거나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둘째는 이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어요. 과거에는 어렸고, 무지했고, 심리적으로 약했어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성숙하게 자랐고, 지혜로워졌고,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해요. 그러니 이제 과거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보려는 거예요. 더 이상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대면해 보려고요. 


지금 당장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노력하면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는 있겠죠. 저는 나의 뇌와 나의 무의식을 믿어요. 제가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지하기만 한다면, 나의 뇌와 무의식이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해답을 찾아낼 거거든요. 




셋째는 죽음을 맞이했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가끔 ‘내가 만약 일 년 후에 죽는다면…’을 생각해요. 죽음을 생각하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 명확해지거든요. 그때 나의 의지로 언니와 인연을 끊은 것을 후회할 것 같아요. 


모든 행동에는 노력이 필요해요. 심지어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노력이 필요해요.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는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노력이요. 해야 할 일을 마음잡고 하려는 것도 노력이 필요해요. 이처럼 언니와 인연을 끊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고, 언니와 인연을 연결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죠. 


저는 어차피 들여야 할 노력이라면, 하지 않으려는 노력보다는 하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제 자신이 더 많이 사랑하더라고요. 저 자신을 미워하는 일 보다 사랑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넷째는 내 앞을 가로막는 문제를 해결했을 때 나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어떤 것인지 알아요.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내 인생의 족쇄를 끊어 냈을 때 느끼는 홀가분한 자유가 좋아요. 삶 속에서 더 많은 자유를 느끼고 싶어요. 자유롭다는 것은 문제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가 더 이상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상담사 :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애쓰느라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저의 감정이었나 봅니다.

담소 : 아... 상담사님 감정이요... 


나는 노력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애쓰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일한 행동을 두고 나와는 다른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상담사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상담사 : 오늘 상담은 여기서 마치고, 저희는 다음 주 목요일 11에 다시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담소 : 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질문이었다.
마치 마라톤 선수가 이미 달리기를 시작했고, 정상 속도를 유지하고 있을 때 옆에서 불쑥 질문하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세요? 힘들지 않으세요?”
“왜 안 힘들겠어요. 하지만 나에게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요. 현재의 고통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할 몫이죠.”  
“목표를 버리면 그 고통도 사라지잖아요. 간단한 일 아닌가요?”
“하지만 목표를 버리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걸요.” 

질문에 대답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아… 내가 원하는 삶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중하는 삶이구나.’  
이전 06화 당신이 하는 말, 요점이 뭐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