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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큰 Sep 05. 2022

뒷이야기#7 여기는 식당이 어딘가요?


하루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데스크에 있는 사서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식당이 어딘가요?”

“선생님. 여긴 식당이 따로 없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우리 동네 도서관에 식당이 없어졌군. 분명 옛날에는 도서관 본관 지하에 라면 등 몇 가지 간단한 메뉴를 팔기도 하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는 식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언제 없어진 걸까?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취준생 시절에 나도 그 식당에서 혼밥 꽤나 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지금은  식당 자리에 북카페라 부르는(이름이  북카페인지 모르겠음) 스터디 공간과 전자레인지, 정수기, 그리고 테이블  개가 놓여있는 휴게 공간이 나란히 붙어있다. 그런데 휴게 공간이라는 곳이  얄궂다. 간단하게 요기를 해결하라고 만들어놓은 공간임은 분명한데 너무 좁고 사방이  막혀 답답한 데다가 스터디 공간과는 얇은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방해한다.  먹으면서 마음 편히 대화하는  꿈도  꾸고 전자레인지도 시끄러울까  함부로  돌리겠는 분위기. 게다가 컵라면을 먹든 도시락을 먹든 음식 냄새도 밖으로 솔솔 새어나갈 것만 같다. 소심한 나는 그곳에서 혼자 삼각김밥을 데워서 우유와 함께 먹다가 체할 뻔한 적도 있다.


하긴 이렇게 눈칫밥 먹기 딱 좋은 휴게 공간이 낯설지는 않다. 도서관만큼 종종 애용하는 스터디카페의 휴게 공간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 도서관이든 스터디카페든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게 주목적인 공간이니 최소한의 휴게 공간만 있는 게 당연한데 나는 왜 섭섭하지? 점심을 혼자 좀 더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오전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쭉 도서관에 있고 싶어서 그럴지도. ㅎㅎ 별책다방이나 가야겠다. n


© andriklangfield,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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