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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큰 May 12. 2021

사람도 꽃처럼


어버이날 밤에 큰아이가 카네이션 사 온 이야기를 이제 하네. ㅎ

 송이씩 비닐에 돌돌 말린 카네이션이었는데, 아빠 하나 엄마 하나 해서  개를  왔더라는. 하나에 3  하는    깎아서   5 원에 샀단다. 3 녀석이 종일 스터디 카페 있다가 으로 돌아오는 밤길에 부모 생각해서 꽃을   것도 고마운데, 그렇게 가격 흥정하는 요령도 있다고 하니 아이를  바보로 키운  아닌  같아서 다행스럽고  고맙고.

암튼 꽃을 그냥 말릴까 하다가, 며칠이라도 활짝 피어있으라고 뒤늦게 꽃병에 꽂아두었다. 그래, 꽃인데 피었다가 가야지.


간만에 식탁을 장식하고 있는 꽃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얼마 전 무척 재미있게 본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영화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쫄딱 망하고 달동네로 이사  나이 마흔의 싱글 찬실이(강말금 ).   주인 할머니(윤여정 ) 이제야 한글을 공부하시는데, 어느  숙제를 도와달라며 찬실이를 옆에 불러 앉히고는 맞춤법도 엉망인 글자로 이렇게   쓰신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출처 네이버 영화


찬실이의 말투며 외모가 나와 너무 닮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심하게 몰입했던 나는 그만 그녀처럼 울음이 터져버렸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꽃처럼 제 빛깔로 물들어 화알짝 피었다가 지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은 내 마음을 툭 건드리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하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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