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3월 중순 106곳 부동산에 돌린 후
6일이 지났다.
집을 보러 온 손님은 단 3팀.
스쳐 지나간 손님들은 모두들 각자의 이유가 있으셨다.
‘남편과 상의해 보고요’
‘아들과 상의해 보고요’
‘부부는 현금은 있는데 더 떨어질 것 같아서 기다려보겠다.’
는 대답과 함께 사라지셨다.
그렇게 가끔 가뭄에 단비 내리듯이,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온다는 전화만 오면 그 하루는 희망회로가 돌아간다
내가 매수할 수 있는 서울의 집들은 어디가 있을까??.
쏠 총알도 없는데 설레발이라는 총을 잡아본다.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지는데, 그나마 회사에서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했다.
그나마 하루하루가 금방 가니까.
우연히 길 가다가 투자 얘기를 가끔 나누는 회사동료를 만났다. 이 동료는 법원 경매와 가족 명의등을 이용하여 총 10채의 경험이 있는 다주택자 포지션의 동료이다.
나랑 동갑인 남자 동료인데 참 야무지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올해 결혼준비를 하며 신혼집을 고민했던 동료다.
"어, 영국신사! 안녕하세요.
신혼집은 결정했어요?"
“오, 암튼 님! 아가는 배속에서 잘 크고 있죠?
아, 신혼집이요.
와이프가 대출로 집 채수 늘이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신혼집 하나는 굵직하게 가져가야 할 것 같아서. 집 정리하고 있어요. 저 이제 1 주택자예요. “
”엥, 아니 그 몇 달 만에 다 팔았다고요? “
“아, 제 명의로는 4채밖에 없었거든요”
“영국신사, 정말 대단하다!.
4채밖에 라니요! 4채 중에 3채를 다 팔았다는 건데?
나는 한 채 내놓은 것 아직도 매수세가 없는데.... 너무 부럽다.
비결이 뭐예요 고수님
나도 집 좀 팔자“
“그냥, 매수자들에게
‘얼마면 가져가실 건데요~ ‘라고 했고,
그들이 부르는 금액대로 다 쥐어드리고 왔어요 “
아... 본질을 잊고 있었다.
나도 알고 너도 아는 이야기.
급매만 거래되는 이 시장상황.
이 상황 속에서 내 물건만 저세상 물건이라 생각하며 호가를 더 못 내리고 손에 쥐고 있던 그것.
내가 더 깎으면 손해처럼 느껴지는 금액만 생각했다.
예를 들면 대출, 이자, 실거주 2년 요건을 채우기 위해 들어간 관리비들 등등
실제 비과세혜택을 받으려면 세금 5000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는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구나.
너무 내가 욕심을 부렸던 거였구나.
그러니 일이 진행이 안되었지
깨달음을 얻었다.
남편과 최악의 가격으로 팔렸을 최저 마지노선 금액을 정해둔 금액은 7억이다.
아직 내 물건은 7억 3000만 원이니, 3000만 원의 여유 gap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최저 마진 금액을 정할 때, 그 가격으로 팔리게 될 까봐 일부러 최저가격 5순위 안에 드는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았던 거였다.
그렇지만 이 시장상황에서 진짜 갈아타기를 하고자 한다면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오늘 저녁, 남편과 상의해야겠다.
‘나는 아직 주요 수입원이 근로소득, 즉 노동 자니까.
내 시간을 팔아 노동으로 돈 벌 수 있다.
호가를 내리는 것을 아까워말자...
내가 받을 이익 금액이 있다면 파는 거다.... ‘
다짐하며
오늘도 근무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