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3월의 마지막날인 오늘, 3월 한 달을 되짚어 봤다.
3월 중순에 부동산 106군데에 나의 매물을 내놓았다.
그리고 실제 집을 보고 간 팀은 총 다섯 팀이 오고 갔다.
스마트폰 메모장의 기록
3/8 잘 보고 갔는지 사장님 연락 없었음/ 문자 씹힘
3/15 어머님, 아드님과 상의 후 나중에 연락 준다는 말과 바이바이
3/20 특이사항 없었음
3/29 이곳저곳 투자처 매물을 많이 훑으셨던 분
3/30 그리고 오늘 두 시, 아직 무소식
전세입자분이 입주하기 전,
4월이 매도하기에 골든타임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전세입자의 입주날짜는 2주 뒤로 다가왔다.
아쉽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의 실거주와 무관한 집이라고 해도 조급해진다.
지금 이 차가운 하락장이 곧 끝날 것 같다.
결혼 후 5년 내 비과세 혜택 한 번 받는 것을
지금 얼른 매도하자고 내가 우겨서 시작한 일들인데.. 잘 안 풀리는 기분이다.
비과세 매도기간이 4년이나 남았지만, 2년 이후의 미래는 어찌 될지 모른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도호가를 내리는 것.
알면서도 시원하게 실행하지 못한느 내가 좌절스럽다.
마치 이런 기분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려나?
예를 들면 당근거래할 때,
추억 많고 애지중지하던 좋은 브랜드 중고 물건이지만 완전 새것인데, 10만 원에 내놓은 것도 아까웠지만 결국 5.9만 원으로 가격을 확 내려야만 한다는 그런 느낌.
실제 매수할 매수자와 흥정을 통해 더 깎아줄 마음은 있다.
근데 호가를 내리기 싫은 것은 만천하에 나의 마지노선 호가를 까발렸는데, 매수자들은 거기다 대고 흥정을 하면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콘셉트로 가야 하니까, 그것이 싫다.
긍정적인 부문을 억지로 찾아보자면,
전세입자분이 입주하시면 실거주하며 받았던 주택담보 대출을 모두 정산할 수 있다. 대출 이자비는 줄어든다.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렇게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책의 구절들을 살펴가며, 흔들리는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3월 31일을 보내버렸다.
이성적 판단으로 중대한 결정을 얼마나 하는가
더 시스템 - 스콧애덤스
207. 이성은 가장 부조리한 선택지를 제거할 때를 제외하곤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이성을 활용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 스스로를 좌절과 혼란에 밀어 넣는 셈이다.
사람들이 대부분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파괴적이고 제한적인 세계관은 없다.
나는 애플이 성공한 요인이 사용자의 제품을 선택하는 ‘느낌’을 가장 중요시 여긴 스티브잡스 덕분이라고 본다. 만약 스티브잡스가 사람들을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했다면, 애플은 낮은 가격에 성능 좋은 기기를 판매하는 델과 유사한 길을 걸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