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마트료시카의 시작
이전 글에서 언급한 대로 핸드메이드 마트료시카는 취미생활로부터 시작되었다. 대학을 졸업 후 첫 회사에 들어간 사회 초년생에게 귀여운 애니메이션 피규어 수집이란 쉽지 않은 취미였다. 게다가 들어간 첫 회사는 정말 작디작은 회사였고 연봉이 무척이나 적었다. 그래서 취미 겸 용돈 벌이가 될만한 아이템으로 제격이었다.
퇴근 후 좋아하는 캐릭터를 마트료시카 원목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보았다. 큰 종이가 아닌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물체에 그림을 그리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 조금 더 세심하게 공을 들여야 했다. 처음 페인팅을 시작하고 2주 정도는 작업에 푹 빠져 살았었다.
어느 정도 작업 퀄리티가 올라온 후엔 중고 어플에 10,000~15,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올려 판매를 시작해 보았다. 많은 양이 팔린 건 아니었지만 나에게 주문이 들어온다는 것도 신기했고, 받아보고 좋았다는 후기를 보내주실 땐 너무나 뿌듯했다. 회사에서 작업물을 만들면 그것을 접하는 아이와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소통하니 거기에서 오는 감동이 있었다.
그렇게 온라인에서 마트료시카의 반응을 보니 실제로는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주말마다 데이트 겸 페어와 플리마켓, 소품샵 탐방을 다니며 사전조사를 한 후 ‘네이버 플리마켓 카페’에서 내가 참가할 수 있을만한 플리마켓들을 찾아 지원을 해보았다. 나의 판매품목과 성격이 잘 맞으면서도 위치적으로 멀지 않은 곳들로 먼저 시작하였다.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회사생활과 병행하며 전력을 쏟지 않아서 그런지 유동인구가 많은 마켓임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집에 가는 날이 많았다.
매번 참가비만 날리는 거 아니야 생각이 들 때쯤 왜 안 팔릴까를 생각해 보았다. 일단 패키지가 너무나 허술했고, 그때는 최선을 다해 작업했다 생각했는데 지금에서야 다시 보니 조악하기 그지없는 퀄리티였다. 마켓에서 반응이 좋았던 품목들과 비교해 보며 왜 그들은 잘되는데 나는 안될까를 고민해 보았다. 여러 번 참가해 보고 내린 결론은…!
플리마켓에서 사기엔 고가이다.
상품은 이쁜데 실용적이지 않아 당장 혹하는 마음에 사기엔 고민이 된다.
취향은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그린 작품보단 커스텀 제품을 주문제작하고 싶어 한다.
몇 번의 차디찬 반응을 겪고 냉철하게 나의 판매물품 성격에 맞는 마켓과 판매처를 꼼꼼히 찾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