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랑선 Mar 11. 2024

퇴사를 결심하게 된 판매 아이템

핸드메이드 마트료시카의 시작

 이전 글에서 언급한 대로 핸드메이드 마트료시카는 취미생활로부터 시작되었다. 대학을 졸업 후 첫 회사에 들어간 사회 초년생에게 귀여운 애니메이션 피규어 수집이란 쉽지 않은 취미였다. 게다가 들어간 첫 회사는 정말 작디작은 회사였고 연봉이 무척이나 적었다. 그래서 취미 겸 용돈 벌이가 될만한 아이템으로 제격이었다.

퇴근 후 좋아하는 캐릭터를 마트료시카 원목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보았다. 큰 종이가 아닌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물체에 그림을 그리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 조금 더 세심하게 공을 들여야 했다. 처음 페인팅을 시작하고 2주 정도는 작업에 푹 빠져 살았었다.


 어느 정도 작업 퀄리티가 올라온 후엔 중고 어플에 10,000~15,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올려 판매를 시작해 보았다. 많은 양이 팔린 건 아니었지만 나에게 주문이 들어온다는 것도 신기했고, 받아보고 좋았다는 후기를 보내주실 땐 너무나 뿌듯했다. 회사에서 작업물을 만들면 그것을 접하는 아이와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소통하니 거기에서 오는 감동이 있었다. 

 그렇게 온라인에서 마트료시카의 반응을 보니 실제로는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주말마다 데이트 겸 페어와 플리마켓, 소품샵 탐방을 다니며 사전조사를 한 후 ‘네이버 플리마켓 카페’에서 내가 참가할 수 있을만한 플리마켓들을 찾아 지원을 해보았다. 나의 판매품목과 성격이 잘 맞으면서도 위치적으로 멀지 않은 곳들로 먼저 시작하였다.


오프라인의 현실은 냉혹했다.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회사생활과 병행하며 전력을 쏟지 않아서 그런지 유동인구가 많은 마켓임에도 불구하고 맨손으로 집에 가는 날이 많았다.

매번 참가비만 날리는 거 아니야 생각이 들 때쯤 왜 안 팔릴까를 생각해 보았다. 일단 패키지가 너무나 허술했고, 그때는 최선을 다해 작업했다 생각했는데 지금에서야 다시 보니 조악하기 그지없는 퀄리티였다. 마켓에서 반응이 좋았던 품목들과 비교해 보며 왜 그들은 잘되는데 나는 안될까를 고민해 보았다. 여러 번 참가해 보고 내린 결론은…!

플리마켓에서 사기엔 고가이다.

상품은 이쁜데 실용적이지 않아 당장 혹하는 마음에 사기엔 고민이 된다.

취향은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그린 작품보단 커스텀 제품을 주문제작하고 싶어 한다.


 몇 번의 차디찬 반응을 겪고 냉철하게 나의 판매물품 성격에 맞는 마켓과 판매처를 꼼꼼히 찾아보게 되었다.

이전 06화 퇴사 1일 차 집으로 출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