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하루의 시작, 고-모언

by 노르딕 다이어리


God morgen ,


가끔 얼굴을 마주하는 낮선 이에게

아침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시작한다

필터커피 한 잔 부탁해요

라는 말을 덧 붙이며


입을 동그랗게 모아 건네는 말

하루를 부드럽게 연결시켜주는 단어

고-모언

좋은 아침 이네요, 라는 인사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서로의 하루에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아침의 고요와 생동감이 뒤섞인 자리

큼지막한 머그컵에 담겨나온 커피를

두 손으로 가만히 쥐어보다

천천히 시선이 타인의 손으로 머문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시들어가는 꽃을 정리하는 손

일정한 간격의 리듬으로

두툼한 뜨개실을 꼬아가며 뜨개를 하는 손

모니터를 앞에두고 쉴새없이 움직이는 손

아끼는 장난감을 놓칠까 두 손 가득 움켜쥔 작은 손

곁에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두툼한 아버지의 손


이 모든 손들은

우리의 일상이 향하고 있는 곳을 가르킨다


저마다의 애정을 담은 손 끝으로 짜낸 시간이

씨실과 날실처럼

타인의 선 위로 부드럽게 겹쳐가며

삶의 실타래를 엮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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