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괜당이란

by 루파고

사전적인 의미는 아래와 같다.


<친척>을 일컫는 제주도 사투리로서 제주도 사람들끼리는 <친구>라는 단어만큼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말.



그렇지만 육지 사람들이 느끼는 괜당은 조금 다르다.

제주돌담처럼 깊은 방어벽이 그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민들은 너무 괴로운 삶을 살아왔었다.

외지인들에게 당한 상처가 아물 만 하면 또 다른 생채기가 생겼을 것이다.

점점 폐쇄적이 되었을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보통 도서지역 사람들이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제주도는 특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20180610_143851.jpg
20180610_150812.jpg


멀리 볼 것도 없이 비극이었던 4.3사건(그냥 4.3이라고도 함)만 봐도 그렇다.

당시 육지에서 파견되어 온 군인과 경찰들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죄 없는 사람들마저 빨갱이라고 잡아들였다는 이야기를 하르방 한 분께 전해 들었던 적이 있다.

단지 실적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믿을 만한 사람만큼은 절대적으로 믿고 싶었으리라 싶다.


제주도민의 괜당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체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20180421_142951.jpg


누구나 알다시피 제주도에서는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답’이 정말 귀했다.

요즘엔 벼농사를 짓지 않는 <답>이 <미나리꽝>으로 둔갑해 있지만 말이다.

오죽하면 곡창지역인 전라도에서 제주도까지 와서 쌀을 거래했을까?

게다가 흔히 농담처럼 들었던 마라도와 가파도의 쌀을 빌려주고 갚는 과정의 에피소드가 우리에게 파고들었을까?


마라도 주민들이 쌀이 떨어지자 육지(모슬포)와 좀 더 가까운 위치에 있던 가파도에서 쌀을 빌려갔다.

추수철이 멀었는데 벌써 쌀이 떨어진 가파도 주민들은 마라도 주민들에게 빌려간 쌀을 돌려 달라며 가파도~ 가파도 했다.

마라도 주민들은 갚아줄 쌀이 없다며 그런 소리 마라~ 마라~ 해서 마라도가 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keyword
이전 02화제주도의 지도상 거리와 물리적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