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항상 그랬지,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아빠와 오빠 사이
지금 생각해보니 딱 우리 아빠가 오빠랑 성격이 비슷했던 것 같네
무뚝뚝하고 표현 안 하고
속으로 삭히고
딸한테만 잘해주고
자기가 중요하고 고집 세고
그러면서도 엄마에게도 딸들에게도 고생했다 수고했다 사랑한다 소리 한 번이 없었던
우리 아빠
속으론 아닌 거 이젠 알겠지만
옆에서 엄마는 그게 싫어서 투덜거리면서도
계속 있고
엄마 그럴 거면 이혼하고 편하게 살아
세 딸들이 매일 노래 불렀었는데
아직도 같이 사시네
아빠를 벗어나고 싶어서 결혼했더니
더한 놈 만났고
버텨보니 안 돼서
다른 놈 찾고 있는데
아빠랑 비슷한 사람을 벗어나질 못하네
내가 변해보려고
아빠처럼 안 보는 게 편한 사이를 만드는 건 나도 힘든 일이라
좀 덜 힘든 걸 해 보려고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엄마처럼 살긴 싫고
다해봐야지
오빠랑
좋은 거 재미있는 거 해 봤으니
안 좋은 거 힘든 것도 해 봐야지
좋은 것만 바라보며 살 수 없는 게 관계다.
이간 서 모씨가 내게 쓴을 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