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에게 안부를 묻는다.
집으로 가는 길, 성북동은 나를 안아주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다 괜찮아지는 기분이었다. 구름은 꼼꼼하게 그루밍한 고양이의 털처럼 보드랍고, 황혼의 시간에 뜬 상현망간의 달은 가깝고 따듯했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욕심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든다. 구름을 쫓고 별을 세고 달에게 안부를 묻다 보면 시간은 잠시 손에 닿을 듯하다. 무언가에 떠밀려 살아가지 않도록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