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나고 한 달 반을 울기만 했다. 이틀에 한 끼를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먹지도 않고 울었다. 울다가 지치면 자고, 잠에서 깨면 눈을 뜨기 무섭게 또 눈물이 흐르곤 했다.
더 이상 새로운 내일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이렇게 사는 게 의미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손톱을 세워 손목을 쥐어뜯기도 했다. 14살 때처럼 내 인생이 너무 안쓰럽고 화나고 슬퍼서 내 몸에 화풀이를 했다. 붉은 생채기를 내고 자국이 사라질 때쯤 또 쥐어뜯기를 반복했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또 하염없이 울었다. 비겁하게도 죽을 용기는 없었다. 아직 이렇게 죽기는 싫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실컷 울고 지쳐 쓰러져도 비바람으로부터 나를 지킬 방 한 칸이라도 유지해야만 했고, 최소한의 양이라도 먹고 마셔야 했다. 그래서 월세를 벌기 위해 프로젝트를 한 건 정도는 하고 있었다. 그게 천만다행이었다.
직접 대면은 최대한 피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일의 진행 상황과 수정사항을 논의하면서 강제로 앉아 일머리를 굴려댔다. 그 무렵, 세상과 나를 간신히 이어주고 있는 건 그가 아니라 ‘일’이었다.
당시의 나는 상심이 너무 큰 나머지 음식을 만들 힘조차 없었다. 그래서 배달 시켜 먹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기 시작했고 먹는데 힘을 쓰고 나면 치울 힘이 없어 그대로 멍하게 앉아있기 일쑤였다. 그런 식으로 집이 금세 쓰레기장이 되어가도, 설거지와 빨래를 하지 못해도 그때 맡았던 단 한 건의 일만큼은 했다. 그리고 필요한 업무량을 채우고 나면 다시 침대에 누워 울고 또 울었다.
음식을 조리하고 정리정돈 하는 사소한 일상생활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머릿속으로는 평소처럼 분리수거하고 그것을 모아 내다 버리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