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툰 | 하나와 여러개
평일 오후 2시, 예약시간에 맞춰 도착한 클라이밍장은 거대하고 알록달록 예뻤고, 아무도 없었다.
2층에서 터덜터덜 내려오는 선생님은 인사도 생략하시고, 뭔가 귀찮은 눈빛(?)이어서 걱정이 됐다.
'잘 배울 수 있을까?'
"발 사이즈가 어떻게 되세요?"
나는 245, 언니는 235.
헌데 신발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언니는 잘 맞아요? "나도 너무 작아."
선생님에게 말하니, 원래 클라이밍 신발을 작게 신는다고 한다. 한데 처음엔 발이 너무 아플 수 있으니
결국 우리는 255, 언니는 245를 신었다. (여전히 작음)
신발을 신은 우리는 하네스를 입었다. 하네스,. 강아지만 차는 줄 알았는데..
운동러는 운동러를 알아본다.
"좋은 양말을 신으시네요."
"그냥 싸이클 탈 때 신는 양말인데.."
(자본주의 세상)
클라이밍은 아무 장비 없이 오르는 볼더링이라는 게 있는데
일일체험은 리드 클라이밍으로 진행된다. (볼더링은 아무래도 위험하겠지.)
우리는 리드줄을 달고 할 것이기 때문에 하네스를 찼다.
심지어 첨에 선생님이 입혀주기 때문에 조금 민망했다.
"자 여기로 오시고요! 자세 설명은 지금 해도 감이 잘 안 오실 거예요. 일단 한번해보고 설명해드릴게요. 누구부터 하시겠어요?"
나부터하게 됐다. 증말 아무 준비도 없이 시작했다.
선생님이 리드줄을 내 하네스에 채워주었다. 게속 의문이 들었다.
'그냥 해도 된다고?'
반신반의하며 홀더에 손과 발을 올렸다.
암튼 줄이 날 잡고 있으니까 뭐 어떻게 되진 않겠지.
그렇게 홀더에 손과 발을 계쏙 올리며 올라가졌다.
밑에서 선생님이 "잘하고 있어요~" 하면서 힘을 북돋아주었다.
불친절할 줄 알았는데 친절하셔서 다행이었다.
'이게 잘 하고 있는 거라고?' 끝없는 의문.
가끔 손과 발을 어디다 둘지 모르고 버벅대면 선생님께서
레이저 포인터로 알려주신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오르는데 동시에 신기했다.
'아니 이게 된다고?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