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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향 Sep 30. 2022

사랑만이

- 가을 그리고 겨울을 사는 법

글쓰기 모임의 열다섯 번째 주제는

 '가을 그리고 겨울’이다.

가을이 주는 이미지는

가을 하늘과 가을바람 등등

여러 차례 글로 적어본 적이 있어

뾰족이 다른 글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가을 그리고 겨울?

두 계절의 이야기를 묶어서?’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떠오른 시 - <사랑은>.

오래전부터 애송해 오는 시다.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 천 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 한 별을 우러러보며

                                - 김남주, ‘사랑은’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가을엔 어떠해야 하는지

겨울을 우린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우리에게 왜 겨울이 있는지

같은 듯 다른 물음에 대한 답을 가르쳐 주는 듯하다.



가을은

함께 나눠 가질 사과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겨울은

그 사과 하나를 둘로 쪼개

나눠 먹는 사랑을 가르치는 계절이다.


그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다시

봄을 기다릴 수 있고

봄의 언덕에 다시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게 된다. 


모두 사랑이 하는 일이다.

하여 사랑 없이는

겨울은 춥고

봄은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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