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들인다는 것

by 미아취향

어디서 어떻게 살든 간에 자취방에서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식물은 항상 나와 함께 있었다. 죽어서 버리고 난 후에 몇 개월 동안은 함께 하지 않다고 해도 키우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다. 왜 그렇게 식물들이 좋을까. 매번 그렇게 죽이고도 키우고 싶을까. 미안하지도 않을까. 처음 들일 때의 책임감은 어디로 갔을까.


어떤 식물들은 잘 크다가도 이유 모르게 죽어간다. 내가 키우던 방법과 식물이 사는 방법이 달라서 일 것이다. 식물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식물이 죽어가는 과정에서 먼저 반성부터 한다. 그 다음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책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그럴까’ 찾아본다. 그 많은 식물들 중에서도 내가 키우는 건 아마도 많이 키우는 흔한 관엽식물일 것이다. 그렇기에 키웠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키우는 방법을 안다고 한들 다음 식물을 완벽하게 잘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때도 그때의 방법에서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식물이 우리 집에 와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죽어버릴 수도 있었다.


집에 데리고 오는 것은 쉬워도 키우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새 잎이 돋아 나는 것을 보면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흙을 손으로 만지는 것 또한 신기하고 행복하다. 나에게 식물은 싱그런 행복을 주기에 늘 곁에 두고 싶다.


결혼을 하고 정착을 해, 한 남자와 함께 살고 있다. 다행히도 함께 사는 우리 집사람은 식물을 보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떻게 관리해야 할 지 잘 모르기도 하고 신경쓰여서 굳이 키우려 하지는 않기에 내가 관리하고 보살핀다. 그래도 취향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에 초록 식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의 취향으로 데리고 왔다가도 남편이 함께 좋아하는 모습에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나 보다.


지난 집에서 키우던 식물들이 이사한 새 집 베란다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매일 들여다 본다. 그리고 새 집에서 몇몇 식물들은 분갈이도 해 주었고, 새로 심어 준 아이들도 있다. 베란다에 화분대를 만들어 올려놓으니 (요즘 말로) ‘그린테리어’에 맞는 집이 되어 가고 있다. 향기 나지만 예민한 아이, 유칼립투스. 무심한 듯이 쑥쑥 잘 자라다가 매년마다 꽃을 피우는 산세베리아. 음지를 좋아하기에 서재에 두는 양치식물들. 강한 빛을 좋아하지 않기에 거실에 둔 관엽식물들. 그리고 얼마 전에 모종으로 심은 상추들. 며칠에 한번씩 고기와 함께 쌈 싸먹는다. 그 외의 이름 기억나지 않는 식물들까지.


어제는 양재 꽃 시장에 가서 몇몇의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잎이 넓고 큰 몬스테라, 입이 작디 작은데 아기자기한 멋이 돋보이는 올리브나무. 올리브나무는 오자마자 집에 있는 토분으로 분갈이를 해 주었다.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모종판도 사 와서 흙 넣고 채소 씨앗을 뿌렸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늘어간다.

식물을 잘 키우는 ‘금손’은 아니지만 잘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무장한 노력 파가 되어가는 중이다. 식물들이 우리 집에 적응을 하길 바라면서 이 초록이들이 온전히 잘 자랄 수 있는 집으로 점점 바뀌어가길 기대해 본다.




식물을 들인다는 것은 살아있는 그 무언가를 집에 데려 온다는 것.

잘 키워보겠다는 용기와 책임감을 가지고 오는 것.

우리집 분위기를 싱그럽게 만드는,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마음에 데려오는 것.

이곳의 환경에 잘 적응해 주길 바라는, 어쩌면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든다. 괜히 미안해지지만 잘 커가는 모습을 보면 이기적인 마음은 이내 쏙 들어가버리고 흐뭇하기만 하다.


얘들아, 우리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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