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기를 함께 보냈다.
같은 건물의 같은 문을 열고 들어와 비슷한 일과를 채우는 하루를 지냈다.
처음엔 적당한 거리감 속에서 스쳐 지나갈 인연일 거라 생각했다.
○○는 밝은 성격으로 주변의 공기를 자연스럽게 환기시키는 사람이었다.
분위기를 가볍게 띄울 줄도 알고, 진지한 순간에는 말없이 집중할 줄도 알았다.
늘 '예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머니 속에 쏙 넣어 데리고 다니고 싶을 만큼.
겉모습뿐 아니라 마음가짐, 말투,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모두가 고운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는 머뭇거림이 없었고,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단단했다.
특히 ○○가 조용히 누군가를 도울 때면, 그 드러내지 않는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곁에서 새삼 실감하곤 했다.
첫 월급 다음 날, ○○는 책 한 권과 작은 카드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카드에는 '우리의 첫 월급을 축하하며'라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는 책 맨 뒷장에 이렇게 적었다.
'○○가 내게 선물일지도 모른다.'
어린 나이였지만, 오히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그저 성격이 좋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사람과 거리를 두는 방식, 일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 작은 일에도 진심을 담는 태도는 오래도록 닮고 싶게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 ○○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단단하면서도 지혜롭게 아이를 키워가고 있다.
우리는 가끔 안부를 나누고 얼굴을 마주한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함께했던 그 시절의 순간들은 흐려지지 않고 마음 한켠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