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고, 편견과 맞서다

by 눙디

얼마 전, 사회복지사B 작가님의 글을 읽었다.

글을 읽으며 여러 생각이 스쳤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담담히 전하고 싶었다.




나는 꽤 오래전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실업계고는 일반고와 달리 직업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며,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당시 실업계고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는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공부가 하기 싫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겠다는 마음으로 실업계고에 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3등, 학과 6등이라는 성적을 받았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예상보다 좋은 결과였다.

그때부터 조금씩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한 하루가 이어졌다.

7교시까지 수업을 듣고, 방과 후에는 인문계반으로 옮겨 국어, 영어, 수학을 공부했다.

자격증 학원에서도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과정을 수강했고, 입시학원 단과반 수업도 들었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저녁은 주로 빵이나 김밥으로 때우거나, 늦은 저녁을 먹을 때도 많았다.

그런 일상이 한동안 계속됐다.


졸업식 날, 나는 단상에 일곱 번 올라 7개의 상을 받았다.

그중에는 학과에서 가장 많은 자격증을 취득해 받은 상도 있었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기분이 좋고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해 졸업한 학우들 중 절반은 취업을 했고, 나머지 절반은 진학을 선택했다.

담임 선생님은 농협 취직을 권유하셨지만, 나는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대학 시절, 명문고를 나온 한 동기가 내 출신 학교를 얕보는 듯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명문고를 나왔든 실업계를 나왔든, 지금 우리는 같은 학교에서 만나고 있잖아."

그 한마디에 동기는 말문이 막혔고, 이후로는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


최근에 읽은 '실업계에서 놀던 버릇을 직장까지'라는 글은 나를 깊이 생각하게 했다.

작가님은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을 갖춘 전문가였다.

그 자리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을지 짐작이 갔다.

실업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불편한 말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실업계고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한 듯하다.

물론 어려운 환경에 놓인 학생도 있고, 성적이 좋지 않아 선택한 학생도 있다.

하지만 성적이 뛰어나고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

미래를 미리 설계하고 입학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그들을 누가 무시할 수 있을까.


실업계 학생들은 학교 공부와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고, 교내외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다방면에서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실업계 학생들의 가능성은 분명히 크고, 앞으로도 분명히 빛날 것이다.

그들의 묵묵한 노력과 앞으로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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