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회고글] 새로운 팀, 여러 기회들과 방향 설정
어김없이 찾아온 상반기 회고 시즌이 되었다.
늘 목표를 세우고 달려오긴 하지만, 이번 상반기는 유난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여유가 많이 없었고, 정체기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처음으로 여러 가지 일을 벌인 것에 대해서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회고글을 쓰는 지금은 괜찮아졌다.
어떤 부분에 의해서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이번 하반기에는 어떤 것들을 이뤄내고 싶은지를 기록하고자 한다. 아마 좀 더 기록에, 스스로의 내실 다지기에,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집중하는 6개월이 될 것 같다.
2023년 초에 세웠던 목표는 위와 같다.
크게는 다섯 가지였고, 인사이트 공유 및 스스로의 성장, 지식 판매 자동화, 건강한 일상 유지 그리고 프로덕트 및 커리어 성장을 목표로 했다. 돌아보니 꽤 많은 것을 달성하기도 했고, 달성하지 못했던 것은 여유 없음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우선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내가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 그리고 신입으로 일하게 되었던 때, 그리고 주니어인 입장에서 늘 느끼는 것은 "PM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어려움"이다. 특히 여러 차례 멘토링을 하다 보면 포트폴리오 관련 정보는 어떻게 얻는지, 신입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역량을 바라는지 뿐만 아니라 직무 자체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아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서일 것이다. 사실 세상에는 많은 자료가 있고, 좋은 책도 있으며 도움이 되는 강의들도 꽤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부터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해당 정보를 접하기가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취업 준비생들 그리고 PM을 목표로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직접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나 회사의 상황에 대해서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주변 동료들이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 겪었던 시행착오들이나 합격을 시켰던 멘티들의 케이스를 잘 다듬어서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회성 강연에도 몇 차례 참여했으며, 실제로 목표로 하는 기업에 취업했다는 멘티들의 연락이 있을 때마다 이 일을 하면서 업무적으로 성장하는 것 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 나의 자기 효능감은 그곳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브런치를 정말 꾸준히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브런치 유입 키워드를 보면 대부분 노션을 활용한 프로젝트 관리나, 포트폴리오 제작 방법이나, 취업 준비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아주 예전에 써둔 글임에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있다. 아마도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하반기에는 그래서,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과 더불어 PM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스킬 셋, 그리고 스스로 공부한 것들을 좀 더 꾸준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사실 지난주에도 브런치를 쓰려고 하다가 넘기고 이번 주차에 쓰게 되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은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기업의 매출이나 성장과 관계없이 내가 생각하는 유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팀원과 협의가 된다면 마음껏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SOPT 회원들을 위한 공식 앱 서비스를 무사히 출시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하반기에 좀 더 발전한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내가 성장했는지에 대한 척도를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과거에 비해 프로젝트를 좀 더 능숙하게 이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래도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독서모임도 꾸준히 잘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인사이트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다른 회사 PM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나는 어떤 부분을 적용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다. 이번 상반기부터는 단순히 책을 읽고 발제문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연말이 되면 읽은 책과 인사이트를 엮어서 ebook이라도 한 권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번에 읽었던 것들도 포함하여, PM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과 주니어 PM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엮어보려고 한다.
상반기에는 레고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연초에 세웠던 탑기밀이나 크몽, 숨고, 스마트 스토어 등 내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를 매출화 시키는 것은 아예 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은 이번 하반기에서도 제외된 목표가 될 것 같다. 지금은 지식 판매 자동화를 할 때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실을 다질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좀 더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주 3회까지는 아니지만, 운동은 정말 꾸준히 다니려고 했다. 덕분에 체력에 문제가 있거나 큰 잔병치례 없이 상반기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아프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의 업무량과 압박감 속에서는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다.
매월 초 목표를 세우고 매주 해야 할 것을 설계하고 회고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잘 해내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이루고자 하는지, 어떤 것을 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즐겁게 할 수 있는지는 꾸준하게 돌아보는 것이 좋다.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기도 하고, 일관성 없이 행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 순간 똑같은 태도로 흔들리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회고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일상에 꼭 필요한 것들 중 하나는 쉬어가기라고 생각한다. 해외여행은 다녀오지 못했더라도, 가까운 제주도에 남들이 안 가는 시기에 다녀오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애월이나 서귀포 등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아니라, 제주도 동쪽의 종달리라는 조용한 마을에 다녀왔다. 관광지처럼 모든 것들이 잘 갖춰져 있지는 않았지만, 조용히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힐링하기에는 충분했다. 제주도에서 쉰 덕분에, 앞으로 어떤 것들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와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자연은 주기적으로 봐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지난 3월, 팀을 이동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플랫폼보다는 프로덕트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맡은 프로덕트가 많아지고, 봐야 하는 지표가 몇 배로 증가하고, 매출이랑 직결되어 있는 프로덕트이다 보니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강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PM으로서 제품을 뾰족하게 바라보는 방법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이나, 우선순위를 설계하는 방법이나,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제품을 담당하고 이끌어내는 입장으로서, 어떤 식으로 성공 공식을 세우고 해야 할 것들을 리스트화시켜서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지표도 꽤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매출 목표도 달성했다. 마음 한편에는 내가 좀 더 뛰어나고 능숙했다면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계열사를 이동하게 되었다. 좀 더 천천히, 하지만 내가 가진 강점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가게 되었다. 지금 맡고 있는 프로덕트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아 그거?"라고 하는 서비스들이지만, 조직을 이동해서 맡게 되는 것은 좀 더 직관적인 것이 될 것 같다. 코어보다는 많이 초창기 제품을 담당하고 있어서 정말 스타트업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무엇을 하던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 속도가 나의 회사에서의 커리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제와 뒷단 구조, 정책, 디바이스와 오프라인 사용자 경험 등을 전부 경험할 수 있는 플레이스로 가게 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도 나름대로는 잘 정리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약 1년, 토스에서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광고 도메인에서 겪어온 여러 문제와 해결 그리고 성과에 대해서 잘 정리하고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고자 한다. 도메인이 바뀌게 되는 것인 만큼 걱정도 되지만, 소프트 온보딩을 하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많이 된다.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이제는 엄청 많이 정든 팀원들과 같은 팀에서 협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었던 상반기였다.
상반기에서의 여러 러닝을 바탕으로 하반기 목표를 세워보았다. 키워드는 건강, 일상, 기반, 여유, 성장이다. 상반기에 비교적 부족했거나, 잘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목표를 세웠고 조금은 느슨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은 채로 후회 없이 하반기를 보내보고자 한다.
기록을 좀 더 잘해나가고 싶다. 그동안 배운 것들은 많은데, 공유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쉬웠다. 많은 멘티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어려움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고 싶고, 결국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셀프 브랜딩이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상을 보내고 싶다.
이동하게 될 팀에서도 잘 해내고 싶다. 처음 접해보는 도메인이라, 요즘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어떤 고민을 하는지나 해당 고민들을 또 잘 정리해서 인사이트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인플로우를 쌓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고, 이제는 회사에서 내실을 좀 더 다지면서 커리어적으로 성장해보고 싶다.
약속도 좀 더 줄이고, 외부로 발산하는 에너지도 좀 더 줄여보고자 한다. 하반기에는 사이드프로젝트를 따로 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고자 한다. 여유도 의도적으로 가져보려고 한다.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한 번 정도 아예 도심을 피해 자연으로 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힐링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면서, 스스로 좀 더 둥글게 살아보려고 한다.
지나고 보니 그래도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더 많았던 상반기였다. 하반기는 더 후회 없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