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선잠
부르는 것만으로 솟아나는 섬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다 안아주는 꿈을 꿨어요
그 섬에 당신 있었나요
두 눈이 아리네요
바다에 떠오르는 이름들을 걸러내서
섬들의 뿌리마다 새겨두고 도망쳤어요
빈 섬을 바라보는 게
서러워서 그랬다고요
동백이 지천이라는 어느 섬에 머물다가
더운 숨 몰아쉴 때 육지로 다시 가요
섬들이 눈을 뜰 때면
질문이 올 테니까요
_이나영 시인, <선잠>
책 곁에서 일하다 거제에 오게 된 사람. 시집 <언제나 스탠바이>를 썼어요. 각종 글을 윤문하고, 글쓰기 수업도 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거제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