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단어 수집
사랑을 사랑이라 발음할 수 있기까지
말없이 내 얼굴만
쓰다듬던 당신에게
내 볼을 갖다 대었다
속도를 맞춰주려고
나는 너의 언어 속에 사랑을 들여둔다
무거울 필요까진 없는 말이라고
뱉어도 달아나지 않는
모험을 할 거라고
밭아진 소리들이 나선으로 움직인다
떨리는 목소리로
마침내 터진 그 말
밀어가 완성된 순간
세계가 팽창한다
__이나영 시인, <단어 수집>
책 곁에서 일하다 거제에 오게 된 사람. 시집 <언제나 스탠바이>를 썼어요. 각종 글을 윤문하고, 글쓰기 수업도 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거제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