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아, 하고 입 벌려 봐
밤마다 태어나는 바람이 말을 걸면
세상에 없다고
슬피 우는 너에게
그늘을 달아주었다
여기에 붙어 있으라고
조용한 것들을 따라가는 버릇에는
세상의 소리들이
지겨워진 탓도 있지
모아서 발음해 보면
히읗으로 뭉쳐진 것들
내 안의 세계가 굳어서 멈추기 전
거품으로 토해낼게
휘파람으로 몰고 가렴
단단한 이응이 되면
숨을 잠시 멈춰 주겠니
_이나영 시인, <아, 하고 입 벌려 봐>
책 곁에서 일하다 거제에 오게 된 사람. 시집 <언제나 스탠바이>를 썼어요. 각종 글을 윤문하고, 글쓰기 수업도 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거제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