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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입력하세요

11_이름을 입력하세요

by 영롱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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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을 부르는 게

이름보다 잦은 너는


새하얀 백지 위를

나란히 걸어가며


날마다 새로운 나를

끌어당겨 만져댔다


맴도는 별명들이

내 속을 들여보면


아무거나 골라잡아

무엇이든 되려 했다


어설픈 모습이라도

너처럼 보고 싶어서

네 눈이 머문 곳에

읽을 게 많도록 할게


부르고 불리다가

상상이 현재가 된


영원의 순간이 올 때

부를 내가 거기 있도록



_이나영 시인, <이름을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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