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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를 반년만에 두번씩이나 간 까닭은?

필리핀 여행기 2편 / 세부

by 이순열

첫번째 필리핀 여행지였던 보라카이에서 패키지 여행사가 정해준 숙소에서의 실망감이 컸기에 휴양지에서 숙소 만큼은 직접 고르자는 생각이 들었다.


휴양지에서는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 여행장소 선택 못지않게 숙소의 선택도 신중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번째 필리핀 여행지인 세부에서 선택한 숙소가 플렌테이션 베이 리조트다.



인터넷을 통해 세부를 다녀온 관광객들에게 좋은 가를 받은 호텔들을 찾아보니 샹그리아 호텔과 플렌테이션 베이 리조트 두곳이 가장 높은 평가 받았는데 샹그리아 호텔은 일반적인 휴양지에서 보던 해변을 따라 세워진 고층 건물에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객실을 갖춘 호텔인데 반해 플렌테이션 베이 리조트는 프라이빗 비치를 끼고 리조트 자체가 성곽에 둘러싸인 듯 안쪽으론 이삼층으로 이루어진 남방의 정취가 느껴지는 객실들이 해수풀을 따라 위치해 바다와 직접 마주한 듯한 설계가 참으로 이채로왔다.



해수풀은 조망과 수영장의 역할을 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꾸며지고 그야말로 휴양을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임을 알게해 준 리조트 였다.


계속 이탈리아 스토리로


언제든지 객실을 벗어나면 물을 마주하고 수영을 즐기다 지겨워지면 썬배드에 누워 따뜻한 공기를 머금은 바람결을 몸으로 느껴보기도 하고 야자수에 걸린 해먹에 누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마침 필리핀 세부에 간 시점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 객실을 끼고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밤마다 조명 불빛으로 가득해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이 느껴졌다.



늦은 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셔틀로 호텔로 이동하였기에 세부시내의 모습을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플렌테이션 리조트 안에서 느끼는 필리핀은 그동안 보아온 필리핀의 산만하고 지저분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필리핀의 또 다른 필리핀인 것처럼 리조트는 파라다이스에 온것처럼 느껴졌다. 예전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 트루먼 쇼에서 주인공 짐캐리가 태어날때 부터 영화 세트장에서 드라마 속의 일상이 현실인것으로 알고 산것처럼 필리핀의 어느 아이가 태어나서 이곳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간다면 필리핀이 파라다이스 인줄 착각하고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게 진정한 휴식 ?


수평선을 마주한 프라이빗 해변에서 선배드에 누워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면서 저 멀리 손에 잡힐듯한 섬들을 감상하고 잔잔한 파도소리를 듣노라면 스르르 꿈나라도 다녀오는 이런 것이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



보라카이에 바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세부의 바다로 나갈 배를 빌려 다음날 선착장으로 나갔다.


우리 가족은 4명인데 배에는 선장, 부선장, 가이드, 요리사, 음료수 판매 상인등 5명이 승선하여 이 모든 사람들이 다 내 주머니만 바라보고 온 사람들인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고민도 한 순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맑고 푸른물의 색깔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청정의 바다에서 낚시줄에 걸려 올라오는 열대어들의 손맛을 즐기고 그 열대어들이 횟감으로 변신하여 혀를 즐겁 만들어준 그 바다를 어찌 쉽게 잊을 수 있을까?



우연한 기회에 2년을 연속하여 필리핀을 다녀와 당분간은 필리핀은 없다고 단정하고 돌아왔지만 어느날 우연히 접한 왕복 비행기 요금 9만원 이벤트 광고는 필리핀으로의 세번째 발걸음을 확정지었다.


불과 얼마전 다녀온 세부에 항공료만도 인당 40만원이 넘었으니 대박이다 싶어 즉시 발권하고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연락하니 그중 두친구 가족들이 동참하니 우리를 포함하여 세가족 13명이 세부행 비행기표를 발권했다.


6개월만에 다시 찾은 세부


세부를 다녀온지 6개월도 안되어 다시 찿은 플렌테이션 베이.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 여행을 친구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떠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기에 참으로 기억에 남는 여행이자 행운이었다.



개월전에 비행기편을 예약하여 세가족의 일원이 가는날까지 별탈없이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막상 세 가족 13명을 이끌고 졸지에 가이드가 되어 노심초사 하며 다녀온 마지막 필리핀 여행은 남국의 이국적 정취와 리조트에서의 안락함 그리고 밤마다 이어진 테라스에서의 와인 파티도 잊기 힘들지만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참으로 색 다른 여행으로 기억되어진다.



한 가족당 4박5일간 비행기호텔 비용으로 100만원이 넘지 않았으니, 그런 기회가 또 올까 ?


지금이라도 그런 기회가 다시온다면 당장 짐을 싸서 남국 세부로 떠날텐데.


겨울 향기를 드리우는 오늘 같은 날이면 더욱 그 마음이 간절하다.


계속 홍콩스토리로


계속 미국 스토리로


계속 유럽 스토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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