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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아 Jan 22. 2024

이곳이 돈방석에 앉는다는 그 자리가 확실한가요?

명당





명당(明堂)

-어떤 일을 하기 썩 좋은 자리.     


“카톡 카톡”     


요란하게 문자 알림이 울린다.

지인에게 온 문자내용을 차분히 읽어 내려간다.

문자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이번에 새롭게 디저트 카페를 오픈하려고 하는데,

카페 자리로 몇 곳을 봤어. 온아가 보기에 이곳은 어때 보여?”    

 

내가 커피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을 알고 종종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이다.

문자와 함께 사진도 몇 장 첨부가 되어서 상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잠시 핸드폰 속에 담긴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마음속 큰 소리로 외쳐본다.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무슨 풍수지리가도 아니고 부동산에 빠삭한 인물도 아니다.

빠삭했다면 난 부동산시장에 큰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물며 그 동네 거주 하지도 않고 통장도 아니다.

사진 한 장으로 좋은 자리 혹은 나쁜 자리라 말하는 거 자체가 교만이고 사기꾼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현역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도 아니다.

사진 한 장과 더불어 부연설명으로는 섣불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나름 커피 전문가로 불리는 나이기에 말 한마디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또한 내가 컨설팅해 줄 것도 아니기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음~ 괜찮아 보여, 그래도 여러 곳 비교해 보면서 차근차근 알아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뭐든 알려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이유에서인지 쉽게 입술을 뗄 수가 없다.     



부동산과 빈 상가는 많다. 그런데... 내 마음에 쏙 드는 상가는 찾기 힘들다.



어차피 장사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결국 내가(사장이) 꽂힌 자리에 가게를 하게 되어있다.(프랜차이즈는 제외한다.)

카페가 운영될 부동산계약서에 도장을 ‘쾅’하고 찍을 때까지는 여러 고민을 하게 된다.

상가임대료나 월세는 평수와 위치 그리고 다양한 이유에서 천차만별이다.

같은 층이라고 해도 유동인구가 더 많은 쪽이 월세가 조금이라도 더 비싸다.


그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경우는 장사를 시작하기 전 예산이 넉넉한 경우이다.

이게 아니라면 주어진 예산에 맞는 자리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쉽게도 돈다발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은행에서 돈다발을 내 것 마냥 빌릴 수는 있다.


대부분 대출을 받고 시작한다.

한 푼이라도 아끼면서 창업을 준비할 것이다.

마음에 쏙 드는 곳은 너무 비싼 월세에 한숨이 한번 나오고,

내가 가진 돈과 맞춘다면 시내와는 동떨어지거나 허름한 상가에 또 한 번 깊은 한숨이 나온다.     

이런저런 이유로 점점 처음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쪽으로 상가를

알아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게 현실이다.     

그나마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발에 땀나도록 발품 팔고 손에 땀나도록 손품을 팔아야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좋은 선택이 아니라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마저도 귀찮아하는 사람은 카페 창업의 성공확률을 높이기보다는 실패확률을 높이는 셈이다.

그리고 합리화를 시킨다.

     

'이곳에서 내가 열심히 하면 분명 입소문이 날 거야!'

'내가 마케팅을 기가 막히게 할 자신이 있어!'

'좋아 인스타그램 그거부터 시작하자.'    

 

이런 생각들은 카페를 운영하기 전 마케팅을 전공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남들보다 성공확률을 몇 프로는 높였으니까 말이다.

전공을 써먹을 수만 있다면 카페를 운영 중 운영비에서 많은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기에 뭐든 배워서 써먹을 수 있으면 좋다.

자격증이 취득이 아니라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실력 말이다.     


그런데 발품을 많이 팔았다고 해서 그 자리가 빛나는 광채를 내보이며 명당이 되지도 않는다.

그나마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인 발품마저 팔지 않는다면

사실 장사가 잘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장사가 운도 좋아야지만 점점 그것도 옛말이 되어간다.

얼마나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그만큼 돌아오는 것.

그것이 바로 장사이다.

(간혹 정말 열심히 하는 사장님들 매장이 한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운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자리, 메뉴, 서비스, 인테리어든  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기에 안 되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으로 카페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다. 잘해야 한다.)


장사를 시작했다면 종교를 믿어 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지친 심신에 위로가 되어줄 무언가가 분명 필요할 때가 올 것이다.

그것도 수시로 말이다.     


그래도 분명 발품과 손품을 팔기 위해 준비된 예비 사장님들도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가장 많이 체크된 상가를 임대로 들어가야만

그나마 실패할 확률이 몇 프로 정도 줄어들 것이다.


실패확률이 몇십 프로가 줄어든다고는 장담 못하겠다.

고작 몇 프로 정도는 오히려 장담할 수 있을 거 같다.     

장사를 하면서 성공한다는 확신은 버렸으면 좋겠다.


물론 자신감은 분명 중요하다.

자신감과 더불어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장사든 인생이든 말이다.

확신은 나를 나태하게 만드는 주범이 되어 병든 잎이 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잎은 건강한 잎마저 갉아먹어 쉽게 회복이 안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명당의 조건들은 익히 들었고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고,

상권분석도 돈 주면 다하는 시대이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피해야 할 상권과 명당에 숨겨진 함정을 말하려고 한다.

특히나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개인카페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면 더욱 노력해야 한다.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몇 천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장사 아닌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신중을 더하는 몇 가지 팁을 이야기해 보겠다.  

    

1. 유동인구가 많은 곳

명당에 기본이 되는 장소이다.   

  

사거리, 횡단보다 앞, 번화가, 은행, 오피스 상권 그리고 사람으로 붐비는 병원까지

다양한 상권이 존재한다.

이런 곳을 선택하는 이유는 확률게임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다면 그중 내 가게에 들어올 손님들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곳에 아주 큰 단점이 있다.

바로 임대로 장사를 시작했다면 ‘비싼 임대료’라는 점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비싼 임대료이기에 흥행보증수표 같이 느껴질 것이다.

거기에 권리금은 꼭 붙어 다닌다.

마치 유명배우가 출연하면 흥행에 흥행에 성공할 거 같지만,

유명배우도 흥행에 실패하고는 한다.

   

명당자리에서 무조건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런 이유가 맞는다고 하면 명당에 조건에서 시작한 가게들은 모두 철밥통처럼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이유가 붙어서 폐업을 하고 또 다른 가게들이 새롭게 오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되는 모습을 보고 임대료를 한 없이 올려 받거나 주인 직접 운영하다고 가게를 빼달라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베이스가 형성되어 있지만,

운영에서 문제를 나타내 경쟁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리보다 카페를 이끌어가는 힘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예산이 된다면 좋은 자리를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다.

분명 카페를 운영하면서 좋은 자리와 좋지 못한 자리는 시작하는 스타트라인이 다르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 적절한 소비트렌드

업종에 맞는 곳인지 판단을 해야 한다.     


극단적이지만 예를 한번 들어보자.

내 눈으로 보기에 사람으로 붐비는 상권이 있다.

이곳에 몇 번 가보지도 않고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카페를 덜컥 계약을 했다.

알고 보니 저녁시간만 술을 찾는 손님들로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었다.

간혹 해장을 하기 위해 시원한 커피 한잔 먹으러 오는 손님들은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기는 여간 쉬운 것이 아닐 것이다.     


과연 이곳에서 이동하는 잠재적 고객들이 다 우리 가게에 들어오는 잠재적 고객들일까?

이곳에 카페를 한다면 오후 5시가 되기 전까지는 황무지 같은 길을 바라만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적절한 소비트렌드가 형성이 되어있는지 반드시 파악을 해야 한다.

무작정 유동인구를 따라가는 것도 분명 위험 부담이 존재하다는 것이다.

커피를 소비할 사람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히 따져보아야 한다.  

   

3. 월세가 싼 곳

의심의 꼬리는 길수록 좋다.     


간혹 월세가 터무니없이 낮거나 오랜 기간 공실인 곳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은 일단 의심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눈에 보이는 고정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에 계약을 하기도 한다.

가지고 있는 돈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분명 자신 있게 말할 것이다.   

   

‘에이~ 나는 절대 그런 상가 계약 안 하지.’

‘뻔히 다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해진 자본으로 상가를 알아보는 중에 월세 싼 곳을 직접 보게 된다면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할 것이다.

     

‘내가 맛으로 승부를 봐서 소문이 나면 위치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 거야.’  

   

아마도 이런 식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이 꽤나 많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뻔히 아는 것을 거르기가 말처럼 쉬운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의심을 해봐야 한다.

지나친 의심은 오히려 시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하겠지만,

합리적인 의심은 장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여기도 안 된다.

저기도 안 된다.

'대체 어쩌라는 말이야?'라고 물을 수 있다.      

잘되는 자리는 분명 가게 위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신 맹신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계획이 수반되어야만 명당.

즉 좋은 자리를 더욱더 빛나게 하게 될 것이다.      

명당자리에서 말도 안 되게 망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과연 이런 곳에서 장사가 될까?’ 하는 장소에서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두둑한 자본금이 있거나 사업에 장사에 도가 터버린 사장님이라면

이 모든 것이 크게 상관없을지 모른다.

실패해도 큰 타격이 없을 정도의 사업가라면 아마 이 글을 읽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 카페가 운영되는 곳을 보면 명당의 개념이 무색한 경우가 많다.

한적한 교외에 교통편마저 안 좋은 곳이지만 막상 가보면 주차할 공간조차 부족한 곳도 많다.

또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지만 음료와 디저트로 지역 맛집코스로 유명해진 곳도 많다.

반대로 분명 좋은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늘 텅 빈 매장도 있다.

그런 매장을 보고 있자면 언제 문을 닫게 될지 위태위태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저 카페는 커피 몇 잔 팔아서 월세나 나오겠어?”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만 어린아이들도 알고 있듯이 인터넷 시대이다.

손 안에서 맛집, 분위기 좋은 카페, 데이트 코스 등

손가락으로 몇 글자를 타이핑하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그리고 핸드폰은 매장으로 가는 길까지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특히나 처음 카페를 운영하려고 하는 사장님들이 있다면 장사가 잘되게 하기 위해

자리는 분명 중요하다.



골목길에 있는 카페가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자리가 중요하지 않은 장사가 있을까?     

그럼에도 자리에 과한 집착은 줄이라고 하고 싶다.

카페 자리에 앞서 자리를 빛나게 할 사업계획에 집중하고 공을 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준비하면 준비할수록, 과정에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그것을 알아주는 건 분명 손님들일 것이다.

카페뿐만 아니라 모든 장사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명당?

그것은 어찌 보면 내가 만들어가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이든 좋다.

부디 명당을 선택하는 사장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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