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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아 Jan 22. 2024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god ‘길’ 중)     


2001년 발매된 지오디(god)의 노래 길’은 내 또래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운영하던 카페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나는 이 노래를 내 주제가처럼 흥얼거리고 다녔다.

정말 알 수 없었다.      


‘내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지금 매출로 운영이 점점 힘들다면 끝을 내야는 것일까?’

    

언제쯤 카페에 호흡기를 떼야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카페가 그나마 잘될 때 운영계획을 잘 세웠더라면 지금 나오는 콧노래의 곡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반복하면서 어깨춤을 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땐 어리석게도 영원히 카페가 잘 될 줄 알았다.

2년 동안 벌었던 돈은 이후 3년을 버티기 위한 치료비로 다 사용을 해버렸다.

카페는 유전적인 병이 아닌 후천적 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치료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결국 치료는 되지 않았다.     


카페 오픈을 앞두고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누구든지 아주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다.

인테리어 비용, 각종 기기들에 들어갈 비용, 메뉴에 대한 계획.

수많은 항목과 비용들을 꼼꼼하게 체크해 가면서 카페 오픈을 준비한다.

그러나 막상 오픈을 하고 나면 계획에 맞춰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기에 오픈하고 마감하고 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카페에 있는 시간은 그저 시간 때우기가 된다.   

  

산행을 할 때 길을 알고 가는 것과 길을 모르는고 가는 것은 천지차이다.

또한 알고 가는 길을 언제쯤 쉬어야 하고 어느 구간에는 힘을 내야 하고 또 어떤 구간에는 힘을 빼야 하는지 알고 산행을 하는 것은 체력소모에 큰 차이를 준다.     

카페운영을 막 시작하거나 앞두고 있다면,

꼭 계획을 세우라고 말하고 싶다.


카페를 오픈했다고 해서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 장사의 끝도 아니다.

하루하루 계획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시즌별 음료는 어떤 메뉴가 어느 시기에 출시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카페 운영을 위해서 수입금을 어떤 방식으로 모으고 불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지출은 어떤 식으로 최소화할 것인지 계획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카페를 일 년을 운영했다면 계절별 매출은 어땠고,

매출이 저조한 계절을 보완할 계획은 무엇인지 생각에 꼬리를 물고 물어 답을 찾아야 한다.     

카페는 음료나 디저트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한다.

(내 카페만의 확실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면 반응 속도는 상관이 없다.)


지역에 따라 너무 앞서가지도 않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아야 한다.

너무 앞서면 손님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할 수 있고, 뒤처지게 반응한다면

그저 잘 나가는 카페를 따라한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손님과 발맞추어 걸어가든 손님보다 반보정도 앞서 길을 안내해야 한다.  

이 발걸음을 어떤 공식을 통해 풀어나갈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

모든 풀이는 손님이 내 카페를 찾아오는 것이 답이 된다.

자본이 없는 사람이든 자본가이든 장사꾼이든 사업가이든 자선사업을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수익이 나야 결국 좋은 일도 하는 것이다.   


운영이라는 등산은 내가 하기에 따라

동네 산을  산책하듯이 쉽게 길을 거닐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히말라야 등반처럼 목숨이 걸린 산행이 될 수 있다.  


"그 길이 부디 꽃길이길 바라지만, 꽃놀이가 아닌 것이 사장님들이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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