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 바람이 꽃을
피우려나 봅니다.
바람이 몹시도
사납게 웁니다.
바람은 꽃을 피우려,
난, 임 그리워 웁니다.
바람은 잔뜩 겁을 주고 가더니,
또다시 와
날리고, 쓸어버리고
한바탕 심술을 부리고 지나갔습니다.
한방 세게 얻어맞은 꽃망울은
아픔에 떨고 있습니다.
꽃망울 볼이 볼그스레한
이유인가 봅니다.
성질 급한 이 바람,
물고 있는 꽃망울
어서 뱉어내 지금의
회색빛 동산에
꽃동산을 만들라는 사나운
몸짓인가 봅니다.
여인네 바램하나 보태어봅니다.
마음속 찌든
세상사 먼지 다 날려 보내고
그 자리에 아름다운 꽃동산을 주옵소서
오! 바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