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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아심스 Apr 13. 2024

꿈과 현실 사이에서

2024년 4월 2주

# 꿈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9월에 마감하는 공모전에 내기 위한 글입니다. 어떻게든 완성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순간순간 의심에 빠집니다. 그저 하루하루 써 내려갈 뿐입니다. 쓰다 보면 행복에 겨운 날도, 골치가 썩는 날도 있습니다. 그날들이 쌓여, 읽는 사람에게 재미와 의미를 줄 수 있는 글을 완성하길 바랍니다. 먼 훗날 다시 읽었을 때 덜 민망한 글을 완성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언젠가는 시나리오로, 또 영화로 진화하길 바랍니다. 그저 꿈입니다.

 오후 1시, 국어 공부방 단톡방에 문제 두 개를 올리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입니다. 국어는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하루에 한 두 문제라도 꾸준히 풀고, 지문에 관한 두려움을 희석하는데서 희망이 생깁니다. 그래서 매일 두 문제씩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이 방법이 먹혀 아이들이 모의고사에서 단 몇 문제라도 더 맞는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로대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저 꿈입니다.


# 현실

 단편 영화를 찍고 싶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찍기는 싫습니다 ^^; 스태프를 구하고, 배우를 구하는 과정을 상상만 해도 피곤합니다. 그렇게까지 찍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끼리 가볍게 모여, 가볍게 찍고 싶습니다.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가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글러먹은 태도일까요? ㅎㅎ 그런 마음으로 동네 연기학원에 협업 제안을 드렸다가 대차게 까이고 돌아왔습니다. 당연한 결과겠죠.

 저는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본격적으로 여러 번 해보았고, 여러 번 망해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건이 되면 하고, 아니면 말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은 잘못된 것일까요?

 가벼운 마음일 때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내용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시나리오까지는… 써보겠습니다. 시나리오가 완성이 되면… 역할에 딱 맞는 사람에게 전달은 해보겠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해보겠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가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에는 도착해 있겠지요.


# 총선

 총선이 끝났습니다. 흥미진진했습니다. 후보자, 유권자 모두 꿈을 꾸었고,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관전자의 입장에서 이미 답이 나온 곳과 끝까지 결과를 모르겠는 곳이 있었습니다. 투표함을 열고 보니 생각 그대로인 곳도, 대반전인 곳도 있었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든 사람들을 봅니다. 현실에 꿈이 제압된 사람들을 봅니다. 그래도 또다시 꿈을 꾸는 사람들을 봅니다. 누구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전쟁 같은 경쟁 속에서 사람 구경을 실컷 했습니다. 축구나 야구도 가끔씩밖에 안 보는 저는 이 라이벌전을 오래도록 지켜볼 것만 같습니다.


# 꿈과 현실, 메인과 서브

 꿈을 좇는다는 건 낭만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엄연합니다. 저는 저의 방식으로 시간을 만들어 꿈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땅에 발을 붙이지 않고 있는 느낌이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저의 메인과 서브는 각각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저 무엇이 되었든 열심히 하면 될까요? 그러다 보면 좋은 날이 올까요? 꽃피는 따뜻한 봄날, 그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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