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역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 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잔다”
어딘가 궁핍한 살림이 떠오르는 노랫말인데, 작은누나식 해석은 이래.
제부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휴업체 숙박에 당첨, 용산역에 있는 호텔로 호캉스를 갔더란다.
방에 앉아서 KTX가 들어오고 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퍽 낭만적이 더래.
“대박 초역색권, 너무 좋다.
여기 앉아서 기차 보고 있으니까 엄청 여유 져. 우리 맨날 KTX 몇 시 몇 분 도착인지, 몇 호차인지, 좌석은 몇 번인지 묻고 바쁘게 뛰어다닌 공간인데, 이렇게 다른 느낌일 수가 있네.”
누나 중학교 때 영어 공부하면서 팝송 많이 외웠었거든.
그때 배운 노래 중에 “From a distance”라는 곡이 있었어.
멀리서 보면 “There is harmony”
뭐 이런 가사였던 것 같아.
멀리서 보면 전쟁 중이어도 너와 나는 친구이고, 신이 지켜 주신다는.
‘거리두기’의 중요성 절감하면서도 깜빡 간과하게 될 때가 허다해.
번번이 감정 소용돌이 속에 매몰된 채 허우적대는 나를 마주하는구나.
부디 이 몸의 하루하루가 주변인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