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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영광 Feb 22. 2021

19. 나는 또 눈물을 흘렸다.

나의이야기

 오늘도 회사는 너무 힘들었다.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했고 정신없이 6시를 넘겨서 내 업무는 강제 종료되었다. 내가 지금 회사가 더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문제를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부터 한 실장님이 나한테 전화했다. 우리 회사가 납품한 아이템이 이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장님은 빨리 납품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했고 약간의 짜증스러운 말투로 나한테 툭툭 내뱉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좋게 해결하려고 했다. 아니, 사실 나는 그렇지 않았다. 이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었다. 내가 담당해야 하는 업체도 아니고 지난번 비슷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문제가 잘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금요일 연락 와서 문제가 생겼다고 %^&*()_)(*&^라고 하는 것이다. 금요일 퇴근 전 실장님이 이야기하신 이염 문제랑 씨름하다가 퇴근시간 넘기고 짜증이 올라왔다. 다른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데, 황금 주말인데. 나는 무얼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지금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포기하고 왔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과 내 책임처럼 짜증스러운 말투를 툭툭 내뱉는 실장님이 싫었다. 이 황금 주말이 지나고 나면 다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더 큰 짜증과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금요일이 마무리되고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해결하지 못한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눈이 떠졌다. 도무지 이 기분을 가지고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새로 산 기타로 풀려고 결심했었다. 아내는 귀가 참 밝은 사람인데, 토요일 아침부터 스르륵 일어나 나의 감정을 해결해야지 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기타를 두들겼다. 


 나는 방문도 잠겨있으니까, 주말이니까, 아내가 조금 더 자겠지.라는 착각을 가지고 있었다. 기타를 계속 이리저리 두들기고 있는데. 방문 너머로 짧고 웃긴 동영상을 틀어놓은 소리가 들여왔다. 잠시 기타를 멈췄다. 그리고 방문 열고 아내한테 잠깐 다가갔다. 아침인사를 나누며 잠깐 이야기하다가 아내가 묻는다.

 아내: 뭐 하고 있었어요?  
 김그린: 기타 치고 있었어. 근데, 그냥 치면 의욕이 떨어질 것 같아서 '로그몰 찬양대회' 또 열렸다고 해서 그거 한 번 도전해보려고 녹음하고 있었어요.

 아내: 그래?(아내가 몇 번이고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었다.) 

 김그린: 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짧게 녹음하고 올게. 

 아내: 알았어! 하고 와요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끝났고 나는 다시 방을 나와서 기타를 쳤다. 기타를 치는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그게 1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마지막엔 한숨을 쉬며 다른 곡을 막 두들기고 있었는데. 아내가 조용히 나와서 내 연주에 맞춰서 춤을 추길래 "녹음 끝났어요."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먹구름은 몰려왔다. 아내는 내가 녹음하는 거 배려해서 화장실도 못 가고 방 안에만 머물러 있고 허리도 안 좋은 상황인데. 혼자 배려만 받으려고 하는 거냐. 소통이 왜 없냐. 등 속상한 마음을 풀어놨다. 


 나는 그런 어려움이 있는지도 몰랐고 어려움을 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상황이 참 어려워졌다. 마음이 굉장히 속상했다. 금요일의 감정을 해결하려다가 또 하나의 어려운 감정을 떠안았다. 나의 주말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참 어려운 주말이었다. 그렇게 폭풍처럼 우리의 토요일 주말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오후 3시부터 예배가 있었고 게스트가 오는 날이 었기 때문에 더 일찍 가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더 늦었다.


 예배를 들어가기 전, 도무지 아내도 나도 이런 감정으로 예배를 드릴 수 없어서 이야기를 하고 올라가서 예배를 드렸다. 시작하자마자 폭풍 눈물이 흘렀다.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흘렀다. 보통 그렇게 눈물을 폭포처럼 쏟아내지 않는데. 눈물이 났다. 나만 눈물이 난 게 아니라 아내도 같이 울었다. 서로에 대한 속상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예배 안에서 녹아졌다. 그리고 우리를 날마다 사랑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 마음속에 들어왔기에 마음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확실히 아내는 마음이 많이 풀어졌고 나의 마음은 아주 딱딱해서였는지 마냥 풀리지는 않았다. 


 다음에 계속 이어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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