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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Mar 19. 2023

스파 같은 욕실 개조

오가닉 모던

욕실 개조의 시작은 내가 한국에 가있던 지난여름부터였다. 이미 딸이 기숙사로 떠나고 나도 역시 한국에 있어서 한가하게 시작할 수가 있었다. 손재주가 있는 남편이 시작부터 끝까지 손 안 간데 없이 마무리하였고 나는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새로 할 것인가?

 욕조가 있는, 아이들이 사용했던 욕실이다. 아이들이 빠져나갔으니 편한 것으로 치면 샤워 부스가 좋은데 막상 개조를 하려고 보니 무쇠로 만들어진 욕조라 옮기기도 어렵다. 새로 사려면 그만한 욕조를 구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욕조를 선호한다는 말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인테리어의 시작이 여기에서 시작했다.

욕조가 있으니 기왕 쓰임새를 극대화하자. 욕조는 몸을 담그는 역할을 하니까 스파처럼 만들면 좋겠구나!

'스파 같은 욕실'을 주제로 정했다.

서정주 님의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님'처럼 나도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마음껏 느껴보자.

스파에서 느꼈던 릴랙스 한 느낌을 어떻게 들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오가닉 모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할 때  아래층 인테리어를 하면서 조그만 브런치 북으로 낸 지가 거의 2년이 넘어간다.

북유럽풍의 인테리어는 미시간의 날씨(겨울이 길고 추운)와 비슷해 자연광을 안으로 들이는 밝고 가볍고 친환경적이라 좋아 채택을 했다.  미드 센트리 모던은 기능적이고 튼튼하고 단순한 디자인이라 좋아하고, 보호(Boho) 스타일은 패브릭의 텍스쳐( 질감)를 좋아해서 채택했다. 여러 가지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단순하고 미니멀한 느낌을 중심에 두고 있다.

친환경, 미니멀, 단순한 디자인 이름하여 오가닉 모던이라고 부른다니 바로 내가 추구한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바닥과 욕조벽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소재 마블로 바닥과 욕조의 벽을 구성해 럭셔리함을 표현한다. 진짜 대리석은 차갑고 물의 얼룩이 지워지지 않아 욕실 바닥으로 적당하지 않아 대리석 무늬의 패널을 사용하였다. 배니티 색에 맞추어 웜톤, 따뜻한 느낌이 드는 무늬를 찾았다.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데포에 가서 전시되어 있는 모델을 보면 안다.


마블 무늬는 럭셔리함과 동시에 너무 단조롭지 않은 심플한 느낌이 난다. 대리석 무늬의 패널은 가볍고 설치하기 편리하며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원래 있던 바닥 타일을 걷어내고 레벨링(평편하게 만들기)하는 것이 힘든 작업중하나였다.


욕조 벽은 일체형 패널로 타일의 사이로 물 한 방울 새지 않게 할 수 있어 좋다. ‘타일은 방수가 아닌가?’ 묻는 사람이 있다면 타일이 새는 것이 아니라 타일 사이 그라우트처리된 곳에서 물이 샐 수가 있어 실리콘으로 보수를 해줘야 한다.



욕실장, 배니티 (vanity)

화장대는 욕실의 전체적인 흰색이나 회색의 차가운 톤을 중화시켜 준다. 오가닉 나무는 분위기를 따듯한 느낌으로 바꾼다. 월넛, 깊은 브라운색의 배너티가 욕실 전체의 무드를 잡아주는 주조색이다. 화장대의 손잡이와 수도꼭지가 단단한 스틸로 만든 맷 블랙(matt black)으로 여기에 맞추어 하드웨어를 통일시켰다. 수건을 거는 고리, 화장지를 거는 고리, 욕조의 샤워 헤드 등등


샤워 벤치는 배니티와 같은 색으로 통일감을 주었다. 수건을 걸쳐 놓거나 앉아서 화장을 하거나 다용도로 쓰인다. 원래는 욕조 안에서 앉아서 목욕할 수 있는 방수 기능이 탁월한 티크(teak) 목재이다.



샤워도어

원래 샤워 커튼이 있던 자리를 샤워 도어로 교체하였다. 샤워 커튼을 치는 것보다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욕조 벽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샤워 커튼보다 방수 효과가 뛰어나 마음 놓고 물장난을 해도 되며 집을 팔 때에도 가치를 더 인정받는다고 한다.


통유리 도어가 어찌나 무거운지 건장한 성인 두 명이 들어야 할 정도로 무겁다. 이 무게를 지탱할 버팀목 설치가 큰 문제이다. 벽은 드라이월( dry wall)이라 하여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다. 나무로 기둥이 세워져 있는데 여기에 버팀목을 설치해야 한다. 가벽을 버팀목 설치할 자리만큼 계산하여 잘라내고 버팀목을 설치한 후 잘라낸 가벽을 다시 붙인다.


간이 화장대

테이블을 연결해서 간이 화장대를 만들었다. 진회색 투명 유리로 주문하여 꼭 맞게 설치하였다. 유리가 주는 반 투명함으로 시원하고 시크한 느낌이 나며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느낌이 든다. 평소에는 아로마 세로피 디퓨져를 사용하는 테이블로 쓴다.



친환경 목욕 용품

스파 같은 욕실을 꾸미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플라스틱 욕실 용품과의 작별이었다. 딸아이가 사들인 이러저러한 샴푸, 컨디셔너, 바디 용품, 화장품 등등 화장실에 빼곡히 쌓여 있던 것들을 싸~악 정리하고 각각의 레이블이 붙은 용기에 담아 통일감을 주었다.


그것으로는 양이 차지 않던 차에, 장을 담그면서 배운 활성 숯을 만들기로 페이셜 비누를 만들게 되었고 더 나아가 샴푸 비누를 만들어 쓰게 되었다. 샴푸와 컨디셔너를 쓰지 않고 비누만 쓰면 샴푸에서 나오는 거품이 여기저기 묻지 않아 놀랄 만큼 욕조 청소가 쉽다.  미용과 몸에 좋은 것은 물론 물자 절약, 돈 절약등 일석이조 아니 삼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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