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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May 04. 2023

이 보다 더 리치할 수 없다 : 발사믹 식초 드레싱

단 두가지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지난달 딸애가  어머니 날이 가까워 오자 학교 클럽 행사, 'Strong Women's day'에 초대를 해서 간 적이 있다.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첫날은 '엄마와 함께 필라테' 행사에 참가하여 그동안 갈고닦은 유연성과 지구력을 발휘하였고  다음날은 브런치행사에 참석했다. 엄마가 좋아할 곳이 있다면서 근처에 farmer's market을 구경시켜 주었다. 대부분의 직거래 장터는 실외에서 열리고 제철이 되어야만 열리는데 여기는 농부의 마켓이긴 하지만 연중으로 열리고 실내에 마치 슈퍼 마켓처럼 농산물이 진열되어 있었다. Horrock이라는 농부가 자기만의 스타일로 조그맣게 시작해서 점점 호응이 좋아지자 공간과 시간을 확장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 집 근처의 홀 푸드 마켓이나 오리엔탈 마켓에서 볼 수가 없는 호랑이 콩, 팥, 으깬 빨간 고추, 메주콩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호랑이 콩을 두 봉지 집어 들고 봄동 배추가 너무 싱싱해서 집어 들었다. 바쁜 일정 중이라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지난주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겨 이번엔 천천히 돌아보게 되었다. 이 가게의 포인트는 뒤쪽에 마련된 수십 종의 커피와 차, 식초가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에 주조되어 있었고 이를 시음할 수가 있으며 필요한 만큼 담아서 사갈 수 있게 되어있다.

빨간딱지가 붙어있는 식초통에 "Maple Burborn Balsamic"이라고 되었다.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신맛이 나거나, 색이 진하거나 또 미끌미끌한 것은 모두 건강에 이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적응이 되지 않는 맛 중 하나가 신맛인데 오가닉 사과 식초는 좋아서 여러 해 꿀에 타서 마셨지만 샐러드에 넣어 사용하지는 않았다.  시중에서 구입한 샐러드드레싱을 사용하였고 샐러드를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드레싱은 유효기간을 넘겨서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기 일쑤였다.

신맛은 단맛으로 중화하면 참을 만하기 때문에 단풍나무 시럽을 이용한 식초는 먹을만할 것 같아서 시음을 하였다.

와 ~ 끈적이는 시럽처럼 입안에 감기며 달콤하면서 새콤하며 초콜릿처럼 중후한 맛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기존의 톡 쏘는 일차원적인 식초가 아니라 그래 초콜릿 시럽 같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진심 놀랐다. 발사믹 식초가 그렇게 좋다는 말 수없이 들었고 사다 놓은 양질의 발사믹 식초가 팬추리 안에서 기다리고 있지만 좀처럼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한 병을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직접 만든 쌈장으로 상추 먹는 기쁨을 다시 알게 되었다. 봄이 되자 어린 상추 모둠( Spring Mix)이 나오기 시작한다. 작년에 텃밭에 상추를 심었으나 연한 잎이 나오기도 전에 토끼나 새들이 먹어 버려서 수확을 할 수가 없었다. 상추 모둠을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고 집에 모셔둔 발사믹 식초를 이용해 드레싱을 만들어 본다.


발사믹 드레싱 만들기

준비물

3/4 컵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4 컵  발사믹 식초

1/2 티스푼 후추(생략 가능)

1/2 티스푼 소금(천일염)

방법

내용물을 용기에 담아 흔들어 섞는다. 드레싱을 뿌리기 전 반드시 흔들어 준다.


상추를 접시의 바닥에 덮고 토마토나 오이 등을 썰어 넣고 넛 (호박씨, 호두등)이나 건포도를 더한 다음 발사믹 식초를 뿌린다. 그 위에 연어를 한 토막 얹은 다음 조그만 튀김 만두를 올렸다.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가 어우러져 모든 식재료의 풍미를 더한다. 남편이 딜리셔스를 연발한다.


우리는 레시피 대로 해야 맛이 난다고 생각을 한다. 나의 레시피를 만들어볼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시중에 인기 있는 레시피가 반드시 맛이 있다는 보장이 없다. 왜냐면 각자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맛이 있다고 느끼는 무엇인가가 있으면 단 두 가지라도 그것이 내 레시피가 된다.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에서 유래를 하였고 올리브 오일은 내가 좋아하고 늘 즐기는 것이므로 이것의 조합은 간단하지만 환상적이다. 김치와 된장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듯이 오래 두고 즐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시누이들과 시어머니와 함께한 여행에서 아트 캠프를 열어 수채화를 가르치는 유튜버를 따라 하는 프로젝트를 가졌다. 단 세 가지의 색으로 멋진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물로 농도를 조절하고 색을 섞어서 명암을 조절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실내장식에서

알고 있었던 색의 원리가 똑같이 적용되는데 그것은 음식에도 적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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