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의 날시(詩): 17일 차
어느 날 갑자기 망치는 못을 박지 못하고(…)
어느 날 갑자기 새는 갓 낳은 제 새끼를 쪼아 먹고(…)
어느 날 갑자기 미루나무는 뿌리째 뽑히고 선생은 생선이 되고 아이들은/ 발랑 까지고 (…)
어느 날 갑자기 여드름 투성이 소년은 풀 먹인 군복을 입고 돌아오고(…)
어느 날 갑자기 주민증을 잃고 주소와 생년월일을 까먹고 갑자기,
왜 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고
그러나 어느 날 우연히 풀섶 아래 돌덩이를 들치면 얼마나 많은 불개미들이/ 꼬물거리며 죽은 지렁이를 갉아먹고 얼마나 많은 하얀 개미 알들이/ 꿈꾸며 흙 한 점 묻지 않고 가지런히 놓여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