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보] 제목 : 트러스트, 저자 :에르난 디아스, 장르 : 장편소설, 출판사 : 문학동네
[글정보] 제목 : [격파,벽돌책] 3. 트러스트, 글쓴이 : oh오마주
질문 1. '트러스트', 우리에게 '믿음'이란 진실인가, 사실인가?
질문 2. 소설은 쓸모 있는 허구인가? 감정을 지닌 이야기인가?
질문 3. 현실을 참조했다면, 소설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질문 4. 믿고 싶은 것을 믿어도 될까?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2. 'omg'는 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300쪽 : 나도 몇 주, 때로는 몇 달씩 외상을 달아놓는 데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돈을 갚을 때가 되면 가게 주인들이 정당한 자기 몫의 돈을 받는 데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들의 어색함은 다양하고 사소한 화제에 대한 긴 대화로 이어졌다. 그다음에 나는 작은 선물을 받아 떠났다.
303쪽 : 내가 다시 걷기 시작하고 잭이 몇 걸음 뒤에서 토라진 채 따라오고 있을 때, 나는 내가 그 마지막 문장들을 무미건조하게, 무표정하고 냉정하게 말했다는 걸 깨달았다. 앤드루 베벨과 똑같이 말이다.
305쪽 : 내 일은 정답을 맞히는 거야. 언제나.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내 실수가 더 이상 실수가 아니게 되도록 하네. 현실을 조정해서 내 실수에 맞도록 구부리지.
310-311쪽 :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내가 창조할 베벨도 이 모든 다양한 남자들의 팔다리로 만들어질 터였다. -중략- 그들은 모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자신들의 말이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야 마땅하다고. 그들 모두가 내 아버지에게 있던, 바로 그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베벨이 글로 옮기고 싶어 하는 확신이라는 걸 알았다.
312쪽 : 아버지는 감정의 독점권을 행사했다. 아버지의 행복은 그 어떤 반대도 용남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기분이 좋으면, 모두가 기꺼이 아버지의 긴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의 농담에 웃고 뭐든 아버지가 떠올린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해야 했다
316쪽 : 밀드레드는 날 구원했어.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인간성과 온기로 나를 구원했지. 가정을 만들어줌으로써 나를 구원했네.
317쪽 : "(밀드레드라면) 자넬 좋아했을 걸세. 아첨꾼들을 지겨워했거든."
베벨이 한 마지막 말에 담긴 정신과는 뚜렷이 모순되게도, 나는 그 말에 어마어마한 자긍심을 느끼고 우쭐해졌다.
321쪽 : 집사가 나를 보았다.
"차는 그래도 드실 건가요"?" 그가 씩 웃었다. "사모님?"
323쪽 : (급진적인 행동을 할 때가 왔어.) 나는 지금도 "행동"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 단어가 얼마나 현실적인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 말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중략- 폭력에는 부정확하고 흐릿한 부분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에,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그토록 모호하다는 게 의심스러웠다.
325쪽 : 나는 우울하게 술잔을 들여다보는 그 두 사람을 보고 당혹감에 몸을 떨었다. 겉만 번드르르한 그들의 말. 소년 같은 진지함. -중략-자신들이 어떤 형태로든 진짜 권력으로부터 얼마나 불가능할 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 수만 있다면.
그런 다음, 나는 당혹감에 다시 몸을 떨었다. 이번에는 나 때문이었다. 내가 방금 아버지와 잭을 앤드루 베벨에 비교했다는 걸 알았으니까. 베벨이 자신의 우월성을 내게 납득시키도록 허용한 것이다.
330쪽 : "바로 그거야. 그리고 현실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배너가 존재한 적도 없던 세상에서 배너의 흔적이 발견된다니,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인가?"
앤드루 베벨을 만난 이후 처음으로, 나는 두려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아이다는 헬렌을 닮아가고 있다.
아이다는 잭과 함께 타자기를 사서 오는 길에 파고드는 대화에서 손바닥을 내어 '그만'을 외쳤다. 그리고 그 행동이 차갑다고 표현했다. 그때의 그녀는 헬렌을 닮았다.
2) 베벨은 집사에게 아이다의 차까지 내어 오라 했다.
절대적으로 보면 매우 일반적인 상황이다. '두 사람'이니 '두 잔'의 차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작가가 언급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친밀함, 혹은 동등함 과 같은 것일까? 자신을 대변하기에, 능력을 인정받은 것은 아닐까? 직역하여 '사모님?'(321쪽)이라고 했던 마지막 구절은, 'madam'혹은 'ma'am'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영미나 유럽권에서 이 단어가 주는 격식이 있다. 나이가 있는 여자에게만 쓰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어학연수 시절, 20대 초반의 브라질 청년은 20대 중후반의 누나들에게도 '마드모아젤'이라는 단어를 썼다. 생소한 이 단어를 왜 쓰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어봤었다. '존대'의 의미라고 했다. 이에 상응하는 '매우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평가를 했다. 베벨이 자서전을 내는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나는지 알 수 있는 챕터였다.
3) 돈과 권력, 머리까지 갖춘 앤드루 베벨
둘이 대면하여 소설을 쓴 작가를 영원한 루프에 가뒀다는 소식을 '기쁜 소식'이라 할 때 등이 오싹해졌다. 회유로 안되자, 출판사 출간권 등을 다 사버렸다. 책이나 글을 써도 세상에 나올 일이 없다. 그런 경험은 살면서 하지 않아도 될 권위였다고 생각했다. 아이다가 취업 후에 대면한 세상은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희망적이었지만, 권위라는 새로운 두려운 존재가 있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reak-brickbook
※격파, 벽돌책에 이어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