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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Oct 16. 2024

있을까?

내 나이 마흔에 꾸지 말아야 할 꿈이 있을까? 꾸면 안되는 꿈이 있을까?



먹으면 안 되는 고기가 있을까?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빨간 선홍색을 익혀가며

자신의 몸을 뜨겁게

희생하고 있는

저 고기의 살점을 입 안에 넣고

씹으며 

아들이 묻는다


"엄마는 꿈이 뭐야?"


내 나이 마흔 후반이야,

아들이 묻는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 못하며 살아온 지

이십년 삼십년은 된 거 같아서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불판 위에서 익어 가는 고기들만

쳐다 봤다, 익어가는 고기를 뒤집어

아들의 그릇에 놔주기 바빴다


저 고기도 꿈이 있었을까?

불판 위에서 자신의 몸을 

뜨겁게 태워 가며 우리의

입으로 들어와 씹히는 것 말고

다른 꿈이 있었을까?


내 나이 마흔 후반에 꾸지 말아야

할 꿈이 있을까?

내 나이 마흔에 꾸면 안 되는 꿈이 

있을까?

나는 꿈을 꾸어도 될까?


나는 아무 말 없이, 다 익은 고기의

살점을 입안에 넣고 씹고 또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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