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과 서머 사이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안녕하셨습니까 김창완입니다. 이게 달력을 봐서 그렇다 아니다 할 게 아닌 것 같아요. 이번주 쭉 지내다 보니깐 5월을 봄으로 쳐주는 건, 이거 너무 봐주는 것 같아요. 아니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달력 장 수가 아니라 온도계 보고 계절 정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저 지금 성질내는 거 아닙니다. 말투가 좀 거칠어서 그렇지. 갔어요 갔어 봄은 갔다고요. 그러니깐 자꾸 미련을 둬봤자 내 몸만 상해요. 빨리 피서 갈 콘도 예약하시고 여행사 전화하세요. 토요일 하고 일요일은 이틀 묶어서 '퇼'이라고 한다면서요. 그냥 스프링 하고 써머는 합쳐서 '스머'라고 하고 폴하고 윈터는 한 데 묶어서 ‘폴터’라고 하자고요 폴터. 굳이 사계절을 고집할 필요 없어요. 무슨 자동차 타이어도 아니고. ㅎㅎㅎ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2022.05.22 월요일 오프닝 멘트
노래를 그만 듣고 싶어 지거나 사람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라디오를 튼다. 요즘은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즐겨 듣는다. 김창완 아저씨의 가끔은 익살스럽고 가끔은 무심한 듯 따뜻한 그런 말투가 듣기 편하고 좋다. 무엇보다 그렇다 할 큰 사건 없이 행복하기도 찡하기도 한 청취자들의 사연에 마음이 간다. 어제는 오프닝 멘트에 격하게 공감했다. "갔어요 갔어 봄은 갔다고요" 진짜 봄이 간 것 같은 요즘이다. 2020년의 나는 여름의 참맛을 알았는데.. 올해의 여름은 어떨까. 스머와 폴터라는 단어도 재밌었다. 굳이 사계절을 고집할 필요 없다는 말에 가을방학의 '가을 겨울 봄 여름’이라는 곡이 떠올랐다.
"문득 둘러보면 꽃들도 새들도 다들 자기만의 일 년을 사는 것. 민들레의 봄은 종달새의 겨울인 것을 “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함께 하여도 우린 모두 조금씩 다른 주기를 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