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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Apr 16. 2018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6.

감성(感性)


감성(感性)
영 sensibility, 독 Sinnlichkeit 



 오늘은 감성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벌써 막막해지네요 이 감성을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야 할지 가요. 일상용어로써의 감성은 사용하고 싶을 때 그냥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데, 철학에서의 감성은 좀 복잡하거든요. 그래도 힘을 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우선은 감성이 들어가는 일상 표현을 보고 가겠습니다.


 "감성 터진다.", "애플 감성 지렸습니다.", "왜 이리 감성적이야?"


 보통 이런 식으로 사용하죠? 아마 직접 저 말을 해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우리는 철학적 용어로써의 감성을 알아보는 것이니, 제대로 들어가 볼까요? 그런데 사실은 철학적으로 사용될 때,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본래 의미로 돌아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선 한자풀이를 하고 가는 것이 좋겠네요. 감성(感性)은 느낄 감에 성품 성입니다. 그대로 풀이해보면, 인식 주체(나)가 어떤 것과 감응하여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어떤 능력을 말합니다. 철학에서는 이 의미 그대로 사용됩니다.


 감성이라는 개념은, 주로 '인식론' 분야에서 사용이 되고, 철학자 칸트를 꼭 짚고 가야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제가 설명을 할 때 막막할 것 같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글인데, 칸트를 바로 설명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칸트는 감성을 두 부분으로 세분화하는데요, 바로 '질료'와 '형식'입니다. 이 질료라는 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마주쳤을 때 그것으로부터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데이터)들입니다. 그리고 형식은 우리가 그 정보들을 정돈하고 개념화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도구들로 수용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우리 머릿속에 입력(인식)하는 것이죠.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오늘도 예를 들어봅니다. 오늘은 붕어빵 장사로 한 번 해봅시다. 우리는 붕어빵 장수입니다. 그러면 붕어빵을 만들어야겠죠? 붕어빵을 만드는데 우선 장비가 필요합니다. 붕어빵을 구울 수 있는 붕어빵 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붕어빵의 재료들이 필요하겠죠? 반죽도 넣어야 하고, 안에 들어가는 슈크림, 단팥 등도 필요하겠습니다. 자 이제 붕어빵 틀에 반죽과 속재료를 넣고 구우면 붕어빵이 짠! 하고 완성됩니다. 누구나 아는 내용을 설명했는데요. 이제 이것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알아볼까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붕어빵을 만들 준비가(붕어빵 틀) 되어 있어도, 재료들(감성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들)이 없으면 우리는 붕어빵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붕어빵 틀과 속재료는 서로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것이죠. 여기서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붕어빵 틀이 칸트가 말하는 감성의 형식입니다. 그리고 붕어빵의 재료들이 칸트가 말하는 감성의 질료입니다. 그리고 완성된 붕어빵이 완성된 우리의 인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자세히 들어가면, 위에 나온 개념들이 더 세분화되지만, 간단하게 여기까지만 하는 것이 좋겠네요.


 감성은 인식론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용어여서, 한 번만 더 정리를 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성이란, 우리가 어떤 것과 감응하고(感)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性) 말한다. 철학자 칸트는 이 감성에 관해 연구를 했는데, 인간이 어떤 식으로 무언가를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였다. 칸트는 이 감성을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감성의 형식이고, 하나는 감성의 질료다. 우리가 무언가와 접하면, 잡다(雜多)한 데이터들을 얻게 되고, 감성의 형식(데이터들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을 통해 데이터들을 정리하여, 최종적인 인식이 이루어지게끔 한다. 수고하셨습니다:)



* 인식론

 우리가 어떤 것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인식하느냐의 문제, 혹은 우리가 인식한 것이 제대로 인식한 것인지를 탐구하는 철학 분야. 가령, 우리가 잘 익은 사과를 보면, 빨간색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 사과를 강아지가 바라본다면? 강아지가 바라보아도 사과는 빨간색일까? 인간에게만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사과의 진짜 색깔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사과를 빨간색으로 인식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등을 연구하는 것이다.



* 제가 예전에 연재했던 글을 참고하시면 더욱 쉽게 이해되실 것 같습니다. 링크 걸어두겠습니다:)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 칸트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 감각 작용



* 철학자들은 하나의 개념을 만들거나,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평생을 철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든,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이 철학 용어 사전에서는,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뜻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실 때, 문맥이나 철학자, 특정 사조에 따라서 그 의미가 약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어떤 상황이든 그 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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