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회현중 중2 학생들
주5일 근무. 태어나 처음 쓰는 근로계약서에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쉬겠다고 썼다. 어제는 수요일. 집에서 꼼짝도 않고 있었다. 오후 4시 10분, 회현중학교 학생들이 갑자기 서점으로 상주작가를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작가님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우리 시간 많아요” 라는 사랑스러운 말에 안 움직이고 배길 강심장이 어디 있답니까. 당장 서점으로 갔다. 전화로 잠깐 들은 것처럼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엄청나게 유쾌했다. 표정도 보들보들하고 예뻐서, 나는 사춘기 지났느냐는 쓸 데 없는 질문을 하고 말았다.
회현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내가 쓴 책 <소년의 레시피>를 다함께 읽고 왔다.
무한도전 안 하는데 이제 텔레비전 뭐 보느냐, 제규 오빠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 하느냐, 실물 사진 좀 보여 달라는 둥 책 바깥의 이야기를 많이 물어봤다. 독자들은 소중하니까 나는 아주아주 성실하게 답했다. 꽃차남과 시후 사진도 보여줬더니 꺄아! 난리가 났다.
생애 처음 저자가 사인한 책을 갖게 된 학생들과 사진 찍고, 전화번호를 따고, 헤어졌다. 곧바로 뷔페에 간 학생들은 1시간쯤 뒤에 각각 접시 6개씩 비운 인증 사진을 보내왔다.
서점에는 상주작가가 있고, 책을 읽고 나서는 엄청나게 맛있게 먹는 학생들이 있는 군산. 미래는 밝다고 우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