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방 놓고 싶었지만

by 배지영



오랜만에 딱 스무 명만 참가하는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를 열었다. 코로나 없었을 때는 책 읽는 테이블 앞에서 해물파전 부쳐 가지고 냄새와 소리로 책 못 읽게 훼방 놓았는데. 그런 거 할 날 올까나.


1시간 동안 책 읽으면 시급하고 맞먹는 8,720원짜리 한길문고 상품권을 선물로 준다. 그것만으로는 아쉬웠다. 집에서 (강썬님이 싫어하는) 야채참치와 고추참치 10개와 귀리 한 봉지를 가져갔다. 출근해서 먹는 홍삼 두 개와 자연드림 물 두 병을 꺼냈다. 문지영 언니(한길문고 사장님)가 반찬통 6개, 손 소독제 2개, 그리고 사계절 출판사에서 보내준 수첩 여러 개를 줬다.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 하기 전에 아무 퀴즈나 냈다. 먼저 손을 든 사람, 틀린 답을 말한 사람, 처음 온 사람, 행사 진행을 도와준 사람, 문제를 맞힌 사람, 선물을 받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낸 사람한테 줬다. 안 받은 사람 없이 모두 받았다. 그리고 매우 엄격하게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를 시작했다.


5초 이상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면 안 되고, 나하고 눈을 마주쳐도 안 되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해도 안 된다. 금지하는 게 많은데도 서점에 오신 분들은 불평하지 않고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중간에 방탄 노래와 범이 내려온다를 크게 켜서 방해했지만 모두 성공했다.


#엉덩이로책읽기대회

#군산한길문고

#환상의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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