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바라지

by 배지영

강성옥씨가 자기 노트북에 쟁여져 있던, 아이들 어릴 때 동영상을 여러 편 보내줬다. 운동회 때 달리기하는 강썬, 커서 엄마 아빠 일 다 도와주고 게임은 절대 안 하고 공부를 하루에 7시간씩 하겠다고 다짐하는 강썬, 형아가 한 음식 먹으려고 고개를 한껏 젖히고 제비처럼 입을 벌린 강썬, 동생 약 올려서 기어이 울리는 강제규, 이른 아침이라서 눈 못 뜨고 생일 축하 노래를 듣는 강제규.


폴폴 풍기던 아이들의 냄새랑 보드랍던 살결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징징대는 거, 긴장할 때마다 머리를 긁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더 다정할 걸 그랬어. 같이 더 많이 웃을 걸 그랬어. 어른들 말대로 애들 크는 거 금방이었는데.


알아서 자기 길을 가는 책도 있겠지만, 나는 신간 나오면 오냐오냐 하면서 책바라지 하는 스타일이다. 하던 작업이 있어도 사인본 주문 들어오면 재깍 움직인다. 우체국 택배 부치고 서점에 오는 독자님들을 다정하게 맞는다.


내가 쓴 책 중에서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을 가장 좋아하는 김현정 선생님은 책 사러 오면서 무화과도 가져왔다. 퇴근 길에 배지현 자매님한테 들러서 자랑했다. 어릴 때는 엄마가 무화과 주면 뒤뜰 솔밭에 던져버리곤 했는데 소중하게 먹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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