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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그라운드 아닌 곳에서도

by 배지영

이상도 하여라.

지난해까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분들을 올해 2월부터 격주로 목요일마다 만났다. 9월에 당진시립중앙도서관에서 ‘1인 1책 프로젝트’ 끝나고(출판기념회는 12월) 한 달 만에 당진 가는 길. 설레고 막 보고 싶고 그랬다.


당진시 독서문화축제에서 우리 선생님들은 가제본(네! 책 한 권씩 쓰셨습니다)을 전시하고, 나는 사인회를 하기로 했다. 책을 사와야 하니까 우리 옆 부스는 당진서점.


당진서점에서 책을 산 적 있고, 강연도 한 적 있지만, 나는 안지민 대표님의 전화번호를 모른다. 나와 서점 대표님 사이에는 당진시립중앙도서관 사서 김도희 선생님이 있었다.


김도희 : 작가님, 당진서점에서 배지영 작가 책 몇 권을 준비해야 할까요?

배지영 : 100권 넘게요.


‘당진에는 한길문고(배지영 작가 홈그라운드)도 없고, 군산보다 인구도 적은데 100권 넘게?’ 속으로만 반문한 안지민 대표님은 배지영 작가 책을 아주 많이 주문해서 부스에 쌓아놓기로 했다.


유비무환!

사인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팔 근육. 당진시립중앙도서관 가기 며칠 전부터 나는 밤에 초등학교 운동장 가서 철봉 매달리기(1일 3회, 1회 10초, 총 1분 30초)하며 벼락치기로 힘을 길렀다.

1인 1책 쓰기 선생님들은 그날 당신들의 가제본 자랑을 깜빡 잊고 배지영 작가 사인회에 몰빵했다. 영업력이 진짜 장난 아니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천둥 번개 동반한 비가 쏟아지기 전까지 2시간 동안 나는 화장실 한 번 다녀오고 계속 사인했다.


간 보듯이 쓸쩍 쏟았다가 멈추던 비는 마음 바꾸고 줄기차게 내렸다. 빗길 운전, 밤 운전 꺼리는 나는 서둘러 나왔다. 선생님들 얼굴 본 것도 기쁘고, 사인 많이 한 것도 보람차고, 선생님들의 글 속에 등장하던 어린이들을 본 일은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손 많이 가는 어린 아이들을 세 명, 네 명씩 키우면서도 성실하게 책 쓰기를 하다니요.


1인 1책 쓰기 선생님들은 뒷정리 다 하고 차 마시고 헤어졌다고 한다. 돌아와서 나는 퍼졌다. 펑크 난 자전거 타이어 때우듯 여기저기를 수선하고 바람을 채워 넣고 이틀 만에 일어났다.

모두 애쓰셨고 고맙습니다.

5천 원 상품권 15장 협찬해준 당진서점 안지민 대표님 특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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