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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Sep 06. 2024

내일의 각오

격주로 당진시립중앙도서관에 간다. 오전 10시 30분에 글쓰기 수업 시작하니까 집에서 8시 30분에는 출발해야 한다. 근데 8시 35분에 나서는 것도 괜찮긴 하다. 8시 40분 출발도 뭐 양호한 편이라 할 수 있겠다.  


2주 전에는 집에서 8시 50분에 출발했다. 시속 110km 언저리.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며 나를 막 다그쳤다. “아니이. 정신 좀 차리라고.” 그러는 사이에 쎄한 느낌이 들었다. 속도위반 카메라에 두 번 정도 걸린 것 같았다.


힝. 그럼 얼마를 내야 하는 거야? 내 책 몇 권을 팔아야 하는 거냐고? 숫자에는 약하고, 자동차를 멈추고 스마트폰 계산기를 두드리면 더 늦어지니까 답을 못 구했다.ㅋㅋㅋㅋㅋ


나는 샤워하고 머리 말리면서 만화 보는 거 좋아한다. 요새는 <초속 5센티미터> <귀를 기울이면> <빨간머리 앤>을 즐겨 본다. 2주 전 그날은 <빨간머리 앤> 7화를 봤다.


마릴라와 메튜가 앤을 입양한 걸 알고 린드 부인(마을의 거시기)이 초록지붕집에 온다. 앤을 보자마자 ‘얼평’해 버린다. 앤도 린드 부인한테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받아치고요(나이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아름답다. 마릴라와 메튜의 태도, 앤의 상상력, 린드 부인의 용서, 밤중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릴라 손을 잡는 앤. 한 번 더 돌려보다가 그만.


옛날에 봤던 책과 만화 재밌다. <빨간머리 앤>은 어린이 시절에도 보고, 강제규 임신했을 적에 태교로도 보고, 올레 티비 소장용으로 사서 틈틈이 봤다. 이제 막 한글을 깨친 강썬님은 그런 어머니의 취향을 업수이 여기지 않고 존중했다. 어느 날은 퇴근했더니 만화 볼 수 있는 시간과 채널 적은 쪽지를 건넸다(늦둥이 낳으세요).   

내일은 당진시립도서관 가는 날. 지금까지 속도위반 딱지 안 날아오는 거 보면 그날 과속한 거 아니네? 그래도 먼 길 가는 날 아침에 머리 말리면서 만화 보면 쓰겠어?


더구나 내일은 당진에서 글쓰기 수업 끝나자마자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안 들르고 군산으로 와야 한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군산시립도서관 책책북북페스티벌. 한길문고 매대에서 책 팔아야 하니까요.ㅋㅋㅋㅋ


오세요, 반가울 거예요.



#한길문고

#당진시립중앙도서관

#군산시립도서관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

#소년의레시피

#나는진정한열살

#환상의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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