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러하듯,
나 역시 계절의 날씨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배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왔고,
봄이 지나면 여름이 왔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왔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왔다.
그리고, 그 겨울도 지나면 봄이 다시 돌아왔다.
그래서, 고단한 삶 속에서도 나는 말하곤 했다.
하늘도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 내리는 날도, 눈 오는 날도 있는 법인데
'어찌 우리네 인생이 마냥 맑고 맑기만을 바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은 돌아온다는 걸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의 삼한사온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위로가 되었다.
3일가량 추운 날이 계속되다가 다음 4일가량은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그 리듬 속에서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미소로 이어질 거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봄을 기다리는데 여름이 오고, 가을을 그리워하는데 겨울이 와 버렸다.
우리나라 사계절의 뚜렷한 경계가 점점 흐려져 가고 있다.
내가 놀던 그때 그 계절의 향기와 온도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구보다 큰 지우개로 지워버린 듯 희미해진 계절의 얼굴에서
나는 또 무엇을 배워야 할까?
추운 겨울을 견디고 핀 노란 개나리꽃을 보며
'나도 다시 일어서자'라고 다짐했고,
뜨거운 햇볕 아래 자란 키 큰 나무를 보며
'나도 열정적으로 살아볼까'하고 생각했고,
햇빛이 쉴 때 달빛의 불침번을 보태어 맺힌 한 알의 사과를 보며
인생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것임을 배웠다.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인생은 정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답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봄이면 봄이 오고, 여름이면 여름이, 가을이면 가을이
그리고 겨울이면 겨울이 오기를 바라지만,
기다리던 봄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그리워한 가을이 우리를 못 본 체할 때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삶'임을 절실히 느낀다.
내가 바라는 대로 오지 않는 계절처럼,
인생 또한 마음대로 오고 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
삶의 계절에 대한 변화는 내 영역이 아니니, 나는 받아들여야 할 뿐.
출근길,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녹일 듯한 태양을 피해 가며 생각했다.
(물론, 나는 양산을 쓰고 걸었다, 양산 없이 걷기는 힘들다)
이 또한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 것일까?